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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트 부활이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결국 메리트와 같은 보수 외 수당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명분과 방법이 잘못 돼도 한참 잘못된 요구로 공감을 얻어내기 어렵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어이없는 변명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 오랫동안 부작용이 심했던 메리트를 폐지됐다. 메리트에 여러가지 사전적인 의미가 있지만 야구계에선 승리수당을 뜻했다. 선수협은 메리트 부활을 요구한 게 아니라고 주장하는데, 이런 협의의 해석으로 보면 맞는 말일 수도 있다. 선수협이 메리트 부활을 직접적으로 요구한 건 아니라고 주장하니 말이다.
그러나 이건 확실하다. 승리수당이 사라져 받는 돈이 줄어들었으니, 연봉과 별개의 돈을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여기에 명분을 내세웠다. 경기 외 구단 행사 참여가 부담이 되니, 행사 참여시 대가를 달라고 한 것이다. 구단 행사의 예로 팬사인회와 인터뷰를 들었다. 이에 대한 보상 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구단 주최 행사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는 각 구단 단장들에게 확인한 사실이다. 이런 내용이 주장들을 통해 구단에 확실하게 전달됐다.
김선웅 선수협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규약은 인지하고 있지만, 그래도 대가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는 지 구단들에 확인한 사안이다. 일부 구단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KBO에 문의하지 않은 건 결국 돈을 주는 주체는 구단이기 때문이다. KBO는 이런 조치를 해줄 힘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근 야구대표팀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에서 탈락하면서, 프로야구 선수들의 몸값 거품 논란이 일었다. 이런 분위기가 사그라지기도 전에 또 다시 돈 문제가 불거졌다. 정당한 대가라면 100억원을 받든 200억원을 받든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프로 선수로서 의무를 다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돈만 바란다면 공감을 얻기 어렵다. 구단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로 "개막을 앞두고 이게 뭔일인지 싶다"며 참담한 심경을 표시했다.
선수들이 노력해 거둔 성과에는 반드시 정당한 대우가 따라야 한다. 하지만 이번 사안을 두고 선수협과 구단 대표 선수들이 "저연봉 선수를 위한 복지 정책"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지 궁금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