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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가 지난해 여름 순위 싸움에서 허덕일 때 분위기를 확 바꿔놓은 선수가 있었다. 바로 나경민이다.
나경민은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롯데의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나경민은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유망주 출신이다. 덕수고를 졸업하고 2009년 72만5000달러의 계약금에 시카고 컵스와 계약했다. 2012년 1월 트레이드를 통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이적했지만, 메이저리그에는 오르지 못했다. 2012년 트리플A에서 3경기에 뛴 경력이 있고, 마이너리그 3시즌 통산 2할2푼6리의 타율과 40타점을 기록했다. 롯데 입단 후 비로소 이름을 알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올시즌 롯데는 시즌 초 극심한 기복을 겪고 있다. 4연승, 3연승을 달리더니 최근에는 5연패의 늪에 빠지며 중위권으로 하락했다. 롯데 야구가 '원위치하고 있다'는 비아냥이 나오는 게 무리도 아니다. 타선이 힘을 잃었고, 수비와 주루에서 어이없는 플레이가 속출하고 있다.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팀의 전형적인 모습들이 최근 롯데 경기에서 자주 목격된다.
롯데는 0-1로 뒤진 3회초 1사 3루서 나경민의 우전적시타로 동점을 만들면서 분위기를 끌어왔고, 5회 무사 1루서 나경민이 번트를 댄 후 1루에서 세이프돼 찬스를 무사 1,2루로 이어가며 추가 2득점해 승기를 잡았다. 나경민은 포수 앞에 번트를 대고 전력질주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1루서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1회와 3회 두 차례 도루를 감행하며 넥센 수비진을 흔든 것도 분위기를 끌어오는데 일조했다. 5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 2도루. 연패 탈출을 뒤에서 민 선수는 나경민이었다.
나경민이 앞으로도 이날처럼 선발로 출전해 활기찬 플레이를 펼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으나, 롯데에 필요한 근성과 집중력을 갖춘 선수임은 분명해 보인다. 나경민은 포지션이 외야수다. 좌익수와 중견수를 주로 본다. 하지만 롯데 외야는 이제 1군 2년차인 나경민에게는 버거운 포지션이다. 현재 롯데의 외야진 라인업은 손아섭 이우민 김문호가 기본이다. 김문호가 최근 부진해 이날 나경민이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다. 부상중인 전준우가 돌아오면 나경민의 거취를 장담할 수 없다.
나경민은 이날 현재 타율 4할5푼5리(11타수 5안타) 3타점, 4득점, 3도루를 기록중이다. 롯데는 '백업' 나경민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는 활용법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