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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한 롯데, 나경민 활용법 연구할 필요 있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7-04-23 08:36


롯데 자이언츠 나경민이 공수주에 걸쳐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최근 침체에 빠진 팀을 구해냈다. 스포츠조선 DB

롯데 자이언츠가 지난해 여름 순위 싸움에서 허덕일 때 분위기를 확 바꿔놓은 선수가 있었다. 바로 나경민이다.

나경민은 지난해 7월 9일 LG 트윈스와의 경기서 1군에 데뷔했다. 데뷔전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7회말 대타로 들어서 볼넷을 얻어낸 뒤 홈을 밟은 나경민은 9회 좌전안타를 터뜨렸고, 연장 10회 또다시 볼넷을 얻어 13대12로 승리하는데 일조했다. 공수주에 걸쳐 무기력했던 롯데는 나경민의 가세로 잠시 활력을 찾기도 했다. 당시 주위에서는 "롯데에는 나경민 같은 선수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와 강렬한 눈빛, 적극적인 타격과 주루 등 '근성'과 '집중력'이 몸에 밴, 롯데에서는 보기드문 선수라는 것이었다.

나경민은 이후 한 달 정도 1군서 활약하다 2군으로 내려간 뒤 엔트리 확장이 시작된 9월 다시 1군에 올랐다. 35경기에서 타율 2할3푼2리, 3타점, 13득점이 그의 데뷔 시즌 성적이다. 아무래도 경험이 없고 체력적인 부담을 극복하지 못하다 보니 레이스를 버텨내기 힘들었다. 7월말 그가 4경기 연속 무안타로 슬럼프를 보이자 조원우 감독은 고민 끝에 나경민을 1군서 제외하며 훗날을 기약했다.

나경민은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롯데의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나경민은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유망주 출신이다. 덕수고를 졸업하고 2009년 72만5000달러의 계약금에 시카고 컵스와 계약했다. 2012년 1월 트레이드를 통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이적했지만, 메이저리그에는 오르지 못했다. 2012년 트리플A에서 3경기에 뛴 경력이 있고, 마이너리그 3시즌 통산 2할2푼6리의 타율과 40타점을 기록했다. 롯데 입단 후 비로소 이름을 알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올시즌 롯데는 시즌 초 극심한 기복을 겪고 있다. 4연승, 3연승을 달리더니 최근에는 5연패의 늪에 빠지며 중위권으로 하락했다. 롯데 야구가 '원위치하고 있다'는 비아냥이 나오는 게 무리도 아니다. 타선이 힘을 잃었고, 수비와 주루에서 어이없는 플레이가 속출하고 있다.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팀의 전형적인 모습들이 최근 롯데 경기에서 자주 목격된다.

다행히 롯데는 2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3대2로 승리하며 5연패에서 벗어났다. 선발 박세웅이 7이닝 1안타의 호투를 펼쳐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셋업맨 장시환, 마무리 손승락으로 이어지는 깔끔한 마운드 운영이 돋보였다. 여기에 톱타자로 나서 3차례 출루해 도루 2개까지 성공한 나경민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몸놀림은 여전히 강렬하고 다부졌다.

롯데는 0-1로 뒤진 3회초 1사 3루서 나경민의 우전적시타로 동점을 만들면서 분위기를 끌어왔고, 5회 무사 1루서 나경민이 번트를 댄 후 1루에서 세이프돼 찬스를 무사 1,2루로 이어가며 추가 2득점해 승기를 잡았다. 나경민은 포수 앞에 번트를 대고 전력질주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1루서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1회와 3회 두 차례 도루를 감행하며 넥센 수비진을 흔든 것도 분위기를 끌어오는데 일조했다. 5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 2도루. 연패 탈출을 뒤에서 민 선수는 나경민이었다.

나경민이 앞으로도 이날처럼 선발로 출전해 활기찬 플레이를 펼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으나, 롯데에 필요한 근성과 집중력을 갖춘 선수임은 분명해 보인다. 나경민은 포지션이 외야수다. 좌익수와 중견수를 주로 본다. 하지만 롯데 외야는 이제 1군 2년차인 나경민에게는 버거운 포지션이다. 현재 롯데의 외야진 라인업은 손아섭 이우민 김문호가 기본이다. 김문호가 최근 부진해 이날 나경민이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다. 부상중인 전준우가 돌아오면 나경민의 거취를 장담할 수 없다.

나경민은 이날 현재 타율 4할5푼5리(11타수 5안타) 3타점, 4득점, 3도루를 기록중이다. 롯데는 '백업' 나경민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는 활용법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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