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벌써 4연승 양현종. 18년만의 토종 20승 가능할까.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7-04-23 02:10


2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KBO 리그 KIA와 LG와의 경기가 열렸다. 5회말 KIA 양현종이 LG 손주인을 병살처리한 후 손짓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4.22.

지난시즌 KIA 타이거즈의 에이스 양현종을 바라보는 팬들의 눈빛은 애처로웠다.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마운드에서 홀로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타자들이 원망스러울 정도였다.

국내 투수 중 유일하게 200이닝(200⅓이닝)을 소화했던 양현종이 거둔 성적은 10승12패였다. 평균자책점이 3.68로 전체 4위였지만 유독 그가 등판하는 날엔 타자들이 득점을 내지 못했고, 이기다가도 불펜이 승리를 날리기도 했다.

올해는 다르다. 필요할 때 점수가 나면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투수들은 위기를 맞으면서도 어떻게든 막아내며 양현종의 승리를 지켜낸다.

양현종은 올시즌 4경기에 선발등판해 4승을 거뒀다. 지난해엔 4연패로 시작했던 양현종에겐 상전벽해다. 이렇게 4전승으로 출반한 경우는 양현종 데뷔이래 없었던 경사다.

승운이 따른다라고 밖에 표현이 안된다. 첫 등판때부터 운이 따르기 시작했다. 4일 SK 와이번스와의 홈개막전에 선발로 나섰던 양현종은 좋은 피칭을 이었지만 5회까지 1-1 동점의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다. 상대선발이 박종훈이어서 다소 KIA에 유리할 것으로 보였지만 타선이 1회말 선취점을 뽑은 이후 제대로 박종훈을 공략? 못했다. 양현종이 지쳐가던 6회말 드디어 결승점을 뽑았다. 5개의 안타와 상대 실책 등을 묶어 대거 5점을 뽑으며 양현종의 어깨를 편하게 해줬다. 6⅔이닝 동안 5안타 8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


2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KBO 리그 KIA와 LG와의 경기가 열렸다. 8회초 무사 만루서 KIA 안치홍의 희생플라이 때 덕아웃의 양현종이 박수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4.22.
9일 광주 한화전도 그랬다. 1-1 동점으로 팽팬한 경기가 이어지다가 7회말 버나디나의 결승 투런포가 터져 이길 수 있었다. 그런데 양현종이 7회까지 9안타 1실점으로 막아 승리가 예상됐지만 9회 위기가 있었다. 마무리 임창용이 1점을 내주고 2사 1,2루의 위기를 맞은 것. 다행히 심동섭이 하주석을 유격수앞 땅볼로 처리해 3대2 1점차 승리를 거뒀다.

세번째 등판이었던 16일 광주 넥센전에서는 그나마 좀 편안했다. 1회 3점, 2회 1점을 내면서 초반부터 양현종이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 7이닝 동안 7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고, 불펜진이 8회에 2점을 내줬지만 5대2 승리. 그리 힘들지 않게 승리를 지켰다.

22일 잠실 LG전은 손에 땀이 났다. LG의 왼손 에이스 차우찬과의 자존심을 건 맞대결로 팬들의 관심을 받은 경기. 1-2로 뒤진 6회초 최형우와 나지완의 연속 솔로포가 터지며 승기를 잡았고, 8회초에도 2점을 뽑아 5-1로 앞서며 여유있게 승리하는 듯했다. 양현종은 7이닝 동안 7안타 2실점으로 또 좋은 피칭을 이었다. 9회말이 아슬아슬했다. 2사후 2점을 내주며 흔들린 것. 마무리 임창용이 끝내 동점을 허용하지 않고 5대4의 승리를 지켜냈다.


분명 타선이 엄청나게 터진다거나 불펜이 깔끔하게 막아주거나 하지는 못한다. 그래도 승리하는 것은 그만큼 실력에 운이 더해지고 있다는 것.


2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KBO 리그 KIA와 LG와의 경기가 열렸다. 5대4로 승리한 후 KIA 양현종이 코칭스텝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4.22.
현재 4승으로 다승 공동 선두에 평균자책점은 1.30으로 4위에 올라있다. 4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였다.

아직 이른 시기이지만 초반부터 승리를 쌓고 있기에 조심스럽게 기대감이 올라간다. 국내 투수 20승을 보고 싶다. 가장 최근 국내 투수가 20승을 거둔 것은 지난 1999년 정민태 한화 투수코치가 마지막이었다. 당시 현대 유니콘스의 에이스로서 정확히 20승을 거두며 다승왕에 올랐다. 이후 2007년 리오스(두산·22승), 2014년 밴헤켄(넥센·20승), 2016년 니퍼트(두산·22승) 등 3명의 외국인 투수가 20승 고지를 밟았지만 국내 투수는 한번도 오르지 못했다. 양현종이 20승을 거둔다면 2000년대 처음 보는 국내투수 20승이다.

양현종은 지난해 200이닝을 소화했고, 올시즌 전엔 WBC에 출전해 휴식 시간이 적지 않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하지만 양현종은 그 우려를 싹 씻어내며 대한민국의 에이스로서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양현종이 기록한 시즌 최다승은 2010년과 2014년에 기록한 16승이다.

양현종과 함께 20승을 노리는 투수들도 있다. LG의 류제국도 4연승을 달리며 쾌조의 스타트를 보이고 있고, NC의 맨쉽과 KIA 헥터도 4승을 거두며 초반 다승 레이스를 이끌고 있다. 이들과 20승을 놓고 벌이는 경쟁도 재미있을 듯.

양현종이 20승 고지에 오를 수 있을까. 타선이 기대대로 터지고 불펜진이 좀 더 안정을 찾는다면 도전 못할 목표는 아닌듯 싶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현장정보 끝판왕 '마감직전 토토', 웹 서비스 확대출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