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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살타 3번이면 이기기 쉽지 않다는 야구계의 속설이 있다. 찬스를 무산시킨 만큼 점수를 뽑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병살타가 많으면 자연스럽게 팀내 분위기도 나빠진다.
하지만 이런 속설도 KIA 타이거즈에겐 통하지 않았다. KIA는 3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서 병살타를 3개나 쳤음에도 10대2로 이겼다. 점수를 뽑는 강력한 장타력과 상대 타선을 막아낼 에이스라는 확실한 무기가 있었다.
의외로 쉽게 선취점이 났다. 2회초 선두 5번 안치홍이 정수민이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던진 초구 131㎞의 포크볼을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 1-0. KIA는 이어 6번 김선빈의 안타와 내야 땅볼 2개로 만든 2사 3루서 9번 고장혁의 중전안타로 1점을 추가해 2-0으로 앞섰다.
KIA 선발 헥터의 안정된 무실점 행진에 4회초 선두 김선빈의 안타로 추가점을 뽑을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최원준이 2루수앞 병살타를 치며 무산. 공격이 잘 안풀리나하는 생각이 들 찰나, 8번 김민식이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날렸다. 이어 고장혁의 좌익선상 2루타에 이어 1번 버나디나가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터뜨려 순식간에 5-0이 됐다. KIA 선발이 헥터임을 감안하면 NC가 뒤집기는 쉽지 않은 점수차.
KIA는 5회초에도 선두 최형우가 볼넷으로 걸어나갔지만 안치홍의 유격수앞 병살타를 쳐 추가 득점 찬스가 없어졌다. 3번의 무사 1루 기회가 병살타로 모두 날아갔지만 흐름은 KIA의 것이었고, KIA는 9회초 안치홍의 3타점 3루타 등으로 대거 5점을 뽑아 10-0으로 점수차를 벌리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KIA가 이렇게 편안한 야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철벽' 헥터가 있었기 때문이다. 헥터는 7회 1사까지 6안타 5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초반 KIA가 승기를 잡는데 한몫했다. 투수가 굳건히 버텨주면서 타자들이 편안하게 공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올시즌 11번의 선발등판에서 10번째 퀄리티스타트. NC의 중심타자인 나성범과 스크럭스가 부상으로 출전하지 않아 NC의 타선이 약해진 것도 KIA 마운드가 좋은 피칭을 할 수 있는 원인이 됐다.
KIA는 1위 수성의 중요한 3연전에서 2승을 먼저 거두며 위닝시리즈를 예약했고, NC와 거리를 5게임차로 벌리며 단독 선두 체제를 굳건히했다.
창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