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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에서 가장 무서운 타자를 꼽는 기준 중 하나는 고의4구라고 할 수 있다. 1점을 내줘서는 안되는 중요한 위기에서 1루가 비어있을 때 아예 포수가 일어나서 공을 받아 고의적으로 볼넷으로 내보내는 고의4구는 주로 중심타자에게서 가끔 볼 수 있다. 사실상 고의4구지만 포수가 앉아서 바깥쪽에 앉아서 받는 경우도 있지만 확실하게 빼야할 땐 포수가 일어나서 받는다.
이상하게
김선빈은 얼마전까지 순위에 없다가 이틀만에 고의4구를 4개 얻어 단숨에 2위로 올라섰다. 김선빈이 지난해까지 얻은 고의4구는 지난 2009년에 기록한 딱 1번뿐이었다.
그만큼 그의 타격감이 무섭다는 뜻이다. 김선빈은 올시즌 타율 3할5푼5리를 기록하고 있다. 타격 4위. 득점권 타율은 4할4푼2리(52타수 23안타)로 kt 유한준(0.525)과 한화 김태균(0.463)에 이어 3위에 올라있다. KIA 팀 내에선 1위다. 5월로만 한정하면 4할5푼8리로 조금 더 높아진다.
김선빈은 계속되는 고의4구가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고 했다. 김선빈은 "처음에 고의4구로 나갈 땐 기분이 좋았다. 나도 이런 대접을 받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그런데 두번째, 세번째에도 걸어나가니 기분이 좋지 않았다. 타점을 올릴 기회가 날아가버렸기 때문"이라고 아쉬워했다.
타격이 좋은데 타격보다는 수비에 더 신경을 쓰고 타격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고 했다. 김선빈은 "상무에 있으면서 밀어치고 당겨치면서 여러 실험을 하면서 여러 코스의 공을 칠 수 있게 됐다"면서 "상무에서 2년을 뛰며 한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다"라며 자신의 타격이 더 좋아진 이유를 설명했다.
'하위타선의 최형우'인 김선빈이 맹타를 터뜨리는 덕분에 KIA는 이범호와 김주찬이 빠진 가운데서도 좋은 타격으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