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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와 LG 트윈스의 2017 KBO 리그 경기가 2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9회초 무사 2루 LG 오지환 타석때 kt 포수 이해창이 투수 심재민의 투구를 뒤로 빠뜨리며 진루를 허용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7.04.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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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의 '늦깎이' 포수 이해창(30)이 올시즌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직 부족한 점은 많지만, 어엿한 1군 포수로 자리를 잡았다.
한양대를 졸업한 이해창은 2010년 넥센 히어로즈(7라운드)에 입단했다. 포수로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그러나 성장세가 더뎠다. 2011년 14경기에 출전해 10타수 1안타를 기록한 게 1군 성적의 전부였다. 결국 2014년 9월 방출 통보를 받았다. 이후 입단 테스트를 거쳐 kt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조찬관 스카우트 팀장은 "체격 조건이 좋고, 파워, 송구 능력은 좋다. 다만, 세밀한 부분에선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잠깐 1군에 모습을 드러냈던 2015시즌(5경기)에는 폭투를 자주 허용하는 등 수비가 불안했다.
2016년 이해창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장성우가 출전 정지 징계를 받고, 초반에 활약했던 김종민(NC 다이노스 이적)이 체력이 떨어지면서 기회를 받았다. 88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3리(231타수 47안타), 6홈런. 타격은 아쉬움이 남았으나, 도루 저지율이 무려 4할7푼(66개 중 31개 저지)이나 됐다. 50경기 이상 출전한 포수 중 단연 최고였다. 올해는 공격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5월까지 43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8푼9리(90타수 26안타), 4홈런, 20타점을 기록했다. 5월에 타율 3할4푼8리(46타수 16안타), 2홈런으로 상승세를 탔다.
5월 31일 수원구장에서 만난 이해창에게 좋아진 비결을 묻자 "기술적인 것도 있지만, 정신적인 부분이 크다"고 했다. 그는 "작년에 1군 경험을 많이 했고, 그걸 바탕을 준비를 많이 했다. 결과를 떠나 심적으로 여유가 생겼다. 작년에는 경기에 나가서 정신이 없었는데, 지금은 느낌이 확 다르다. 결과만 생각하고, 안타를 무조건 쳐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훈련 때 했던 자세를 직접 경기에서 해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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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2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이해창.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7.04.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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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기술적인 변화도 있다. 이해창은 "타이밍이 맞도록 변화를 줬다. 그동안 모든 감독님, 코치님들이 이야기 해주신 부분이다. 그런데 스스로 '이렇게 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지레 겁을 먹었고, 변해야 할 부분에 대해 잘 이해하지도 못했다. 최대한 간결하게 치려고 하다 보니, 타이밍에 여유가 생겼다. 스윙 궤도도 좋아졌다"며 흡족해 했다.
아직 남아있는 숙제도 많다. 이해창은 "작년보다 많이 부족하다. 수비에 신경을 훨씬 많이 썼다. (장)성우가 워낙 타격을 잘 하기 때문에, 1군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수비라 생각했다. 그런데 도루 저지율이 1할대(0.185)다. 너무 떨어진다. 주위에서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하지만, 실책을 하고 있는 기분이다. 작년 영상을 보면서 비교를 하고 있다. 금방 돌아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블로킹은 작년보다 편하다. 하지만 최근 실수가 조금씩 나오면서 안정감이 떨어졌다. 수비에서도 여유가 필요하다. 어렵지만 그래도 이전처럼 불안한 마음은 없다. 지금은 '더 잘 하고 싶다'는 욕심이 더 크다"고 했다.
이해창을 성장시키는 또 다른 힘은 가족이다. 그는 2013년 결혼해 세 살짜리 딸을 두고 있다. 이해창은 딸 이야기가 나오자, 연거푸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딸을 생각만 해도 좋다. 아내와 딸에게 해주고 싶은 게 너무 많다. 팀에서 아이가 있는 형들을 보면, 대부분 FA 계약을 한 번쯤 한 형들이다. 비교가 되는 게 사실이다. 나도 형들이 해주는 만큼, 딸에게 해주고 싶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구체적인 목표는 없다. 단지 더 성장하고 싶은 생각 뿐이다. 이해창은 "수치로 정해둔 건 없다. 도루저지율 1위를 뺏기고 싶지 않았는데, 너무 뒤처졌다"면서 "누가 봐도 모든 면에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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