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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한 활약, 두산 베어스 닉 에반스에게 어울리는 말이다.
앞선 세 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난 에반스였지만 중요한 순간에는 역시 제 몫을 다 해줬다.
올시즌 에반스의 이런 장면은 낯설지 않다. 에반스는 올해 79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2리(298타수 87안타) 17홈런 49타점 50득점을 기록중이다. 하지만 보이는 기록보다 에반스의 활약은 더 크다.
특히 올시즌에는 외국인 타자들이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에반스는 더욱 돋보이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넥센 히어로즈의 대니 돈, LG 트윈스의 루이스 히메네스가 웨이버 공시됐다. 이미 kt 위즈의 조니 모넬과 SK 와이번스의 대니 워스는 부진으로 시즌을 못채우고 교체됐다. 활약을 펼치던 NC 다이노스의 스크럭스는 부상을 입어 후반기 들어 겨우 복귀했다. SK의 대체 선수 제이미 로맥은 시즌 타율 1할8푼5리로 지난 13일 2군에 내려간 상태다. 쉼없이 경기에 나서고 있는 에반스를 보고 다른 팀 감독들이 모두 부러워할만 한다.
에반스는 경기에서 중요한 활약을 한 후 인터뷰에서 항상 "운이 좋았다"고 겸손해한다. 지난 18일에도 결승 홈런을 친 후 인터뷰에서 "타자라면 누구나 실투를 노리고 있다. 또 실투가 올 것이라 믿고 있다. 마침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들어오면서 운이 좋게 홈런으로 연결됐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쯤되면 운도 실력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