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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타자 정찬헌이 LG 트윈스 타선의 막힌 혈을 뚫었다.
정찬헌의 방망이를 본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을 했을 것이다. '저 정도 스윙이면 고등학교 때 투수도 하고 4번타자도 했겠지.' 스윙이 정말 깔끔했다. 그냥 일반 야수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얼마 전 롯데 자이언츠 노경은이 타석에 4번타자로 들어서 어리바리(?)했던 것과 비교하면 완벽한 스윙이었다.
정찬헌이 타석에 들어서기 전 의욕적으로 방망이를 돌리자 양상문 감독이 나왔다. 그리고는 정찬헌에게 한참 얘기를 했다. 그러더니 정찬헌이 초구에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양 감독이 무슨 얘기를 했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보통, 투수들이 타석에 들어서면 감독들은 "다칠 수 있으니 그냥 서있으라"라고 하는 게 보통이다. 사실 양 감독도 그런 얘기를 했다. 양 감독은 "일단 기다려라. 정 쳐보고 싶으면 2S 이후 맞춰보라"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정찬헌이 초구부터 시원하게 배트를 돌렸다. 어떻게 보면 지시 불이행. 양 감독은 이에 대해 "잘했으니 그냥 칭찬 해줘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투수의 타점 기록 얼마만인가
투수가 타자로 들어서 안타 치고, 타점을 올린 일은 흔한 일일까.
아니다. 투수가 가장 최근 안타를 친 건 2013년 4월28일이다. 한화 이글스 윤근영이 SK 와이번스전에서 임경완을 상대로 안타를 쳤다. 그런데 이 때는 타점이 없었다.
타점까지 더해진 건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두산 베어스 조현근이 삼성을 상대로 2타점을 기록했다. 조현근은 당시 3루타를 쳤었다.
투수가 안타를 치고, 타점을 기록한 사례는 종종 있었는데 정찬헌처럼 2타점을 기록한 건 드물다. 조현근 사례와 함께 98년 임창용(당시 해태 타이거즈) 85년 윤석환(당시 OB 베어스) 84년 최동원(당시 롯데 자이언츠)가 전부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