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 모구단의 한 코치는 7월 들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에 대해 "배트스피드가 떨어진 것 같다. 파울이 많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진단했다.
이대호의 시즌 득점권 타율은 3할3푼1리로 괜찮은 편이지만, 7월에는 2할7리에 불과하고 후반기에는 8타수 1안타 밖에 치지 못했다. 삼진이 부쩍 늘었고, 간혹 병살타까지 나오고 있다. 6월까지는 7.65타석당 한 번씩 삼진을 당했는데, 7월에는 이 수치가 7.00타석당 한 번으로 삼진 빈도가 잦아졌다.
이대호의 강점은 정확한 타격이다. 이 부분에서 힘을 잃은 것이다. 이에 대해 조원우 감독은 25일 "3할6푼, 7푼이던 타율이 지금 3할2푼대까지 떨어졌으니, 사실 부진한 게 맞다"면서 "지친 측면도 있고 무엇보다 부담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조 감독은 이대호를 일부러 쉬게 해 줄 계획은 없다. 그는 "지난주 KIA전서 지명타자로 내보내면서 체력적인 부담을 덜어주려고 했다. 본인이 특별히 안좋다고 하면 뺄 수는 있지만, 워낙 출전의지가 강하고 책임감도 가지고 있다"면서 "한 두 경기 쉬게 한다고 해서 나아지는 건 아니다. 사실 뾰족한 수는 없다. 어제 하루 쉬었으니 이번 (한화와의)3연전서 좀 하게 되면 올라가지 않겠는가. 기술이나 경험에서 뛰어난 선수니 헤쳐나가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장타 욕심도 있고 찬스에서 의욕이 앞서다 보니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면서 본인도 힘들 것"이라며 "팬들의 기대치가 있고 팀에서 하는 역할도 있고 하니 스윙이 커진 부분도 있다. 전준우도 여름 들어 부진한데, 둘다 워낙 기술들이 좋으니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지금으로서는 적절한 체력 안배와 심리적 부담을 덜도록 해주는 게 '방법"이라는 이야기다.
롯데는 후반기 팀평균자책점이 1.74로 압도적인 1위다. 이대호를 비롯한 타자들이 전체적으로 침묵 모드지만,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 상황. 그러나 이대호가 살아난다면 안정적인 마운드를 앞세운 롯데의 상승세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