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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킬 수 없는 패배가 두고두고 아쉽다.
이튿날도 공교롭게 똑같은 상황이 펼쳐졌다. 넥센은 또 초접전을 펼치다 3-2 상황에서 9회말에 돌입했다. 최원태-오주원-이보근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랐고, 한현희가 경기를 매듭짓기 위해 9회에 등판했다.
오지환과 정성훈을 범타 처리한 한현희는 2아웃을 잡았다. 하지만 강승호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았고, 결국 박용택에게 좌월 끝내기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이틀 연속 다 잡은 승리를 놓친 셈이다.
2사 1루에서 박용택과 정면 승부를 택한 것이 아쉽다. 2아웃이었고, 다음 타자는 백창수였다. 백창수도 이날 안타가 1개 있었지만, 박용택은 바로 앞 타석까지 4타수 3안타를 기록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박용택은 넥센전에서 유독 강한 타자다. 올 시즌만 해도 상대 타율 3할8푼8리(49타수 19안타)를 기록 중이다. 또 바로 전날 9회말 대역전극에서 동점타를 친 선수이기도 하다.
박용택과의 승부를 피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가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한현희가 박용택을 상대로 초구 슬라이더 파울, 2구째에 144km짜리 직구를 한가운데로 던졌다. 포수가 스트라이크존에서 빠져 앉아있었지만 공은 정직하게 가운데로 향했고, 박용택은 놓치지 않았다.
이틀 연속 끝내기 패배의 충격이 얼마나 갈지는 장담하지 못한다. 박용택 타석의 잔상이 두고두고 남는 이유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