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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작 한화 외인선발진, 작년 13승합작도 어려울판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7-08-03 00:09


◇지난달 23일 두산 베어스전. 한화 이글스 선발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가 두산 타선을 상대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7.07.23/

◇한화 외국인 투수 알렉시 오간도.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한화 이글스는 2일 현재 39승1무58패로 삼성 라이온즈와 함께 공동 8위다. 지난주 9위에서 반 계단 올라섰다. 최근 10경기에서 3승7패인데 한화가 잘했다기보다 최근 4연패에 빠진 삼성이 부진했다.

올해 한화는 10년 연속 가을야구 도전에 '사실상' 실패했다. 46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5위 넥센 히어로즈와는 무려 13게임 차다. 남은 시리즈를 모두 위닝으로 이어간다 해도 자력으로 가을야구 티켓을 거머쥘 수 없다. 한화의 2017년이 실패로 귀결된 첫 번째 원인은 외국인 투수 선발 실패다.

한화의 외국인 투수 총체적 난국의 해로 기록된 2016년. 지난해 한화 외국인 투수 4명이 거둔 합작승수는 13승(14패)에 불과했다. 올해는 이마저도 어려워지고 있다.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와 알렉시 오간도는 각각 부상으로 두달 가까운 공백기를 가졌다. 둘은 12경기씩을 치렀다. 비야누에바는 지극한 불운속에 2승6패, 알렉시 오간도는 5승4패에 그치고 있다. 합작 7승인데 남은 등판에서 둘이 6승 이상을 만들어낼 지는 미지수다.

비야누에바는 두차례 팔꿈치 통증과 벤치클리어링 여파로 인한 손가락 인대부상에 시달렸다. 부상 복귀후 피칭 밸런스가 다소 무너졌다. 기교파지만 구속이 너무 떨어졌다. 최고구속은 시즌 초반 142km 정도였지만 최근엔 140km를 넘기기 어렵다. 좌우 코너워크와 변화구 제구로 타자를 상대하지만 위협적이진 않다. 향후 9차례 내외 등판이 남았지만 승수쌓기는 요원하기만 하다.

옆구리 근육부상중인 오간도는 오는 4일 청주구장에서 열리는 2군 경기에 시험등판한다. 3이닝 50개 정도를 소화한다. 상태가 괜찮으면 다음주중 1군에 합류하게 된다. 다음주 주말쯤 선발등판해도 한계 투구수는 80개 언저리가 될 전망이다. 남은 선발등판은 7차례 안팎. 팀이 너무 처진 상황에서 돌아온다.

한화는 올시즌을 앞두고 외부FA 시장에서 발을 빼는 대신 외국인 투수 영입에 사활을 걸었다. 2016년의 악몽 때문이었다. 2015년 중반에 한국에 온 에스밀 로저스와의 2016년 재계약에 너무 마음을 놓았다. 나머지 1명의 투수를 겨우내 구하지 못했다. 2016년 3월 중순 시범경기 도중 알렉스 마에스트리(2승2패, 9.42)를 데려왔지만 수준 이하였다. 로저스(2승3패, 4.30)는 팔꿈치 부상으로 5월에 시즌을 접었고, 에릭 서캠프(2승5패1세이브, 6.31), 파비오 카스티요(7승4패, 6.43)를 대체 선수로 영입했지만 총 13승 합작에 그쳤다.

2016시즌이 끝난 뒤 둘이 합쳐 25승 이상을 거둘 수 있는 특급 외국인 투수를 찾아나섰던 한화. 생각보다 투수는 없었고, 염두에 뒀던 후보군은 하나 둘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차일피일 계약이 미뤄지다 뒤늦게 오간도를 180만달러, 비야누에바를 150만달러에 잡았다.

거액을 투자했지만 만 34세라는 적잖은 나이와 부상 경력, 수년간 불펜으로만 뛰었던 경력 등 약한 고리가 결국 터지고 말았다. 오간도는 평균자책점 3.26, 비야누에바 역시 3.60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수년간 능력을 입증한 투수들이다. 하지만 내구성이 문제였다. 올시즌이 끝난 뒤 한화는 또다시 외국인 투수 스카우팅 리포트 작성에 골머리를 싸맬 것으로 보인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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