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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해법? 가만히 둔다!" 초이스의 KBO 적응기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7-08-03 03:58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2017 KBO 리그 경기가 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8회말 넥센 초이스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치고 전력질주하고 있다.
고척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7.08.02/

첫 장타와 타점이 나왔다. 마이클 초이스가 조금씩 KBO리그에 적응하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의 외국인 타자 초이스는 성적 부진으로 퇴출된 대니 돈의 대체 선수다. 넥센은 고심 끝에 외국인 타자를 교체하기로 결정을 내리면서, 1루와 외야 수비가 가능하고 장타력이 있는 선수를 물색했다. 여러 조건을 따져본 후 영입 계약을 체결한 것이 바로 초이스다.

빅리그 경력이 화려하지도 않고, 심지어 최근 마이너리그 성적도 좋지 않다. 반신반의 했지만 넥센은 "최근 단점을 많이 보완했고, 타격 재능이 있는 선수"라며 영입 이유를 밝혔다.

취업 비자 발급 등 필요 절차를 마친 초이스는 지난달 29일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경기에 출전했다. 우려도 컸다. 첫 경기에서 3연타석 삼진을 기록했다. 네번째 타석만에 몸에 맞는 볼로 첫 출루에 성공했고, 다섯번째 타석은 볼넷을 골라나갔다. 이튿날에도 3번째 타석까지는 결과가 좋지 않았다. 첫번째 타석 삼진, 두번째 타석 내야 땅볼에 이어 세번째 타석에서도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리고 첫 안타가 드디어 나왔다. 30일 삼성전 6회말 최충연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때려냈고, 다음 타석인 7회말에도 권오준을 상대해 좌전 안타를 기록하고 대주자 박정음과 교체됐다.

하지만 초이스는 1일 SK 와이번스전에서 다시 4타수 무안타 침묵을 지켰다. 3경기 안에 모든 것을 보여줄 수는 없었지만, 이목이 집중되는 외국인 타자이다보니 한 타석 한 타석이 시험 무대다.

넥센 코칭스태프는 최대한 편한 환경을 만들어주며 기다리고 있다. 장정석 감독은 "특별히 이야기 해주거나, 알려주지 않는다. 그냥 본인이 하는대로 두고 있다"고 했다. 다만 수비는 1루가 아닌, 스스로 가장 편하게 생각하는 우익수 포지션에 꾸준히 나가고 있다. 환경에 천천히 적응하라는 배려다.

미국에서부터 인연이 있었다는 SK 트레이 힐만 감독도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힐만 감독과 초이스는 텍사스주 알링턴 대학교 동문이다. 힐만 감독이 한참 선배지만, 캔자스시티 로열스 감독 시절 대학에 방문했다가 초이스를 만난 적이 있다. 힐만 감독은 "당시 초이스는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지명을 앞둔 상태였다. 아쉽게도 직접 경기에 뛰는 것을 본 것은 어제(1일)가 처음이다. 한국의 스트라이크존 등 적응을 해야하는 시기다. 시간이 더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행히 초이스가 긍정적인 성격이라 빠르게 팀 분위기에 녹아들고 있다. 삼진을 연달아 당할 때에도 "적응하는 과정일 뿐"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고, 조금씩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2일 SK전에서는 첫 2루타와 타점까지 기록하면서 팀의 역전승 발판을 마련했다.

초이스가 잘해준다면, 넥센은 드디어 제 몫을 해주는 외국인 타자가 생기는 셈이다. 중심 타선까지 보다 탄탄하게 보강할 수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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