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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의 불펜이 한 경기에서 천국과 지옥을 오간 씁쓸한 경험을 했다.
5회 이성열의 투런 홈런으로 6-5 역전에 성공한 한화는 6회초 장민재가 오재일에게 솔로포를 내주며 동점 상황을 맞았다. 이어 장민재는 양의지에게 볼넷, 허경민에게 좌전안타, 오재원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다. 팽팽하던 경기였지만 대량 실점 위기에 한화의 패배 기운이 짙어진 상황이었다.
한화는 투수를 박정진으로 교체했고 두산 역시 1번타자 조수행을 대타 민병헌으로 교체했다.
위기를 벗어나니 기회가 왔다. 6회말 선두타자 정범모가 두산의 두번째 투수 김승회를 공략해 좌중간 2루타로 출루했고 정경운이 희생 번트로 정범모를 3루까지 보냈다. 이어 오선진까지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7-6 역전에 성공했다.
한화와 달리 두산은 만루 기회를 막아내지 못했다. 김승회는 양성우를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송광민에게 중전 안타를 내주고 로사리오는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켜 2사 만루가 됐다. 김승회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강률은 이성열에게 볼넷, 최진행에게는 폭투로 2점을 헌납하며 점수차는 9-6으로 벌어졌다.
하지만 믿었던 송창식의 부진은 팀을 천국에서 지옥으로 몰아붙였다. 7회 2사 2루에서 박정진에게 마운드를 물려받은 송창식은 양의지에게 적시타를 허용했다. 이어 8회에는 오재원의 3루타, 민병헌의 몸에 맞는 볼, 류지혁의 2타점 2루타, 박건우의 1타점 좌전 안타를 연이어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이후에도 한화는 바뀐 투수들이 연이어 실점하며 8회에만 5실점했다. 9회에도 1실점한 한화는 두산에 13-9로 힘없이 패했다.
한화 투수들은 이날 두산 타자들에게 장단 19안타를 내줬다.
대전=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