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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길게 던진다" 약속지킨 배영수, 102일만 7승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7-09-20 21:17


2017 KBO리그 한화와 LG의 경기가 2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한화 선발투수 배영수가 덕아웃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9.20.

올시즌을 앞두고 한화 이글스 배영수는 "야구인생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했다"고 했다.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교육리그 최고령 선발투수, 2000개 넘는 불펜피칭. 2015년 팔꿈치 수술 이후 배영수는 올해마저 제대로 부활하지 못하면 더이상 기약이 없다 생각했다. 이를 악물고 한화의 선발진을 꿰찼다. 전반기에만 6승을 따내며 승승장구했지만 갑자기 부진과 불운에 휩싸였다.

후반기 무승, 지난 6월 10일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무려 12경기에서 4패만을 안았다. 102일간의 기다림. 배영수는 20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선발등판해 의미있는 1승을 추가했다. 7⅔이닝 동안 5안타(1홈런) 1실점으로 시즌 7승째(7패)를 따냈다. 한화는 LG에 2대1로 이겼다. 6승 이후 13경기만에 추가한 승리였다. 한화는 남은 9경기에서 김민우 등 젊은 투수에게도 선발 기회를 부여할 계획이다. 배영수에게는 어쩌면 이날이 올시즌 마지막 등판일 수도 있었다.

눈부신 호투였다. 9일 쉬고 나와 체력은 넘쳤고, 마운드에서도 여유가 넘쳤다. 경기전 배영수는 "오늘 목표는 최대한 길게 던지는 것"이라고 했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7이닝을 마쳤을 때 배영수의 투구수는 83개에 불과했다. 8회 2사후 LG 박용택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총투구수는 92개. 체력은 남아있었지만 한화는 또 하나의 필승카드가 있었다. 이날 마무리 정우람이 부상에서 1군에 합류, 불펜 대기중이었다.

배영수의 이날 피칭은 시작부터 순조로웠다. 1회 삼자범퇴. 2회 2사후 6번 오지환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7번 강승호를 상대로 삼진을 잡아냈다. 이날 배영수 피칭의 백미는 3회말이었다. 선두 8번 유강남에게 좌전안타, 9번 최재원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허용해 무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배영수는 1번 안익훈을 짧은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고, 2번 최민창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1사만루에서 3번 박용택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4번 정성훈을 우익수 플라이로 마무리하며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이후부터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 4회 볼넷 1개 포함 무안타 무실점, 5회 1안타 무실점, 6회 삼자범퇴, 7회 삼자범퇴. 8회 홈런이 옥에티였다. 현역최다승 배영수는 통산 승수를 135승으로 늘렸다.
잠실=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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