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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의 가을 'DNA'와 롯데의 아쉬운 퇴장

기사입력 2017-10-15 20:36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2017 KBO 리그 준플레이오프 5차전이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8회초 2사 1,3루 NC 손시헌의 적시타때 홈을 밟은 스크럭스가 기쁨을 나누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7.10.15/

부산의 하늘은 오전부터 부슬비를 뿌려댔다. KBO와 구단 관계자들, 취재진 모두 경기 개최를 장담할 수 없었다. 낮 12시가 넘어가자 비가 잦아들고 경기장을 덮었던 방수포가 걷혔다. 하지만 경기 시작 1시간을 앞둔 오후 1시 다시 빗방울이 떨어졌다. 이미 야구장 출입문은 개방된 상태, 외야석부터 팬들이 모여들었다. KBO는 경기개시 시간을 오후 2시20분이라고 알렸다. 사상 처음으로 열린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포스트시즌 '낙동강 더비' 최종전은 가을비와 함께 그렇게 시작됐다. 가을 DNA는 역시 NC가 강했다.

'경험'의 NC가 '돌풍'의 롯데를 누르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NC는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선발투수 에릭 해커의 호투와 5회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9대0으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롯데를 물리친 NC는 17일부터 두산 베어스와 5전3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펼친다.

이날 최종 5차전 역시 라이벌 팀간 응원전이 뜨겁게 펼쳐졌다. 경기전 예매 취소분 1800장이 나오면서 매진은 안됐으나, 부산-경남 야구팬들은 사직구장 올시즌 마지막 경기를 뜨겁게 만끽했다. 부산 팬들 역시 롯데의 준플레이오프 탈락이 슬펐지만, 5년 만에 벌어진 사직구장 축제를 9회말 마지막까지 즐겼다.

이번 롯데와 NC의 준플레이오프는 예상했던 대로 치열한 접전으로 전개됐다. 때로는 양보없는 투수전, 때로는 폭발적인 타격전 등 볼거리 많은 일전들이었다. 1차전에서는 연장 11회까지 4시간45분 혈투 끝에 NC가 9대2로 이겼다. 연장 10회까지 2-2로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던 롯데는 손승락이 내려간 이후인 11회초 마운드가 악몽이었다. NC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결국 기선을 잡았다.

2차전에서는 롯데 브룩스 레일리의 호투가 돋보인 롯데의 1대0 승리였다. 양팀간 투수전이 백미였다. 6회초 NC 나성범의 부러진 방망이에 발목을 맞고 피를 쏟으며 마운드를 내려간 레일리는 데일리 MVP에 올랐다. 핏빛 투혼이 빛났다. 3차전에서는 홈런 5개를 쏟아부은 NC의 13대6 승리로 끝났고, 우천으로 하루가 연기돼 열린 4차전에서는 롯데가 손아섭의 대포 2방을 포함해 4홈런을 터뜨리며 7대1로 압승했다.

이날 5차전에서 NC는 0-0이던 5회초 안타 5개와 볼넷 4개를 묶어 한꺼번에 7득점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나성범 이호준 손시헌 등 포스트시즌 경험이 풍부한 타자들이 롯데 마운드를 초토화했다. NC 에이스 해커는 6⅓이닝 4안타 무실점의 품격높은 투구로 승리투수가 됐다. 1차전서도 7이닝 1실점으로 잘 던진 해커는 준플레이오프 MVP의 영광을 안았다.

종합해 보면 롯데와 NC는 서로에게 더할 나위없이 좋은 스파링 파트너였다. 롯데는 NC의 경험을 배웠고, NC는 롯데의 근성을 확인했다. NC는 두산이 기다리고 있는 플레이오프에서 또다시 명승부를 이어갈 수 있는 감각과 경기력을 롯데를 상대로 만들어냈다.

사상 처음으로 가을야구서 맞붙은 NC와 롯데는 부산과 창원을 오가며 벌인 이번 준플레이오프 5경기서 10만9033명의 팬들을 끌어모았다. 모처럼 부산-경남 일대가 야구축제로 뜨거웠다.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른 NC는 김경문 감독의 뚝심, 선수들의 집중력과 경험이 다시 한번 돋보였다. 롯데도 패배의 아쉬움이 남았지만, 그 어느 강팀과 붙어도 쉽게 쓰러지지 않을 매서운 전력과 단합된 힘을 과시했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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