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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불붙은 스크럭스 vs 김재환, 4번타자 자존심 빅뱅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7-10-19 05:04


스크럭스-김재환. 스포츠조선DB

제대로 불이 붙었다. 4번타자들의 자존심 시작은 이제 본 경기다.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가 만난 플레이오프. 이제 2경기를 치렀지만, 양 팀의 홈런이 뻥뻥 터지고 있다. KBO리그에서 가장 홈런이 적게 나와 투수 친화형 구장이라 불리는 잠실 구장에서 양 팀은 이틀간 합계 10개의 홈런을 쏘아올렸다. 의미 없는 홈런은 하나도 없었다. 홈런으로 실점하고, 홈런으로 득점하며 '핑퐁 게임'이 계속 이어졌다. 이틀 연속 잠실 구장 담장을 연신 넘긴 두산과 NC 타자들은 또다른 폭죽쇼를 펼쳤다.

그중에서도 양 팀 4번 타자들의 화력 대결이 볼 만하다. NC 외국인 타자 재비어 스크럭스는 1,2차전 연속해서 홈런을 기록했다. 준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는 홈런 1개에 그쳤지만, 두산을 만나 2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냈다. 1차전 만루 홈런으로 데일리 MVP에 선정됐고 2차전에서도 솔로 홈런을 쳤다. 비록 2차전 홈런은 승부가 두산쪽으로 많이 기운 상황에서 나왔지만 의미는 분명하다. 스크럭스의 타격감이 절정으로 올라왔다는 것이다. 준플레이오프 4차전까지는 4번타자에게 바라는 기대치에 비해 타격 성적이 못미쳤다. 하지만 5차전 2안타 '멀티 히트'로 감을 찾더니, 플레이오프에서도 2개의 홈런으로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스크럭스는 정규 시즌에서 두산전에 타율 2할2푼(41타수 9안타) 2홈런 7타점으로 유독 약했다. 그가 상대한 9개 구단 중 가장 안좋은 성적이다. 특히 LG 트윈스전을 포함해 잠실 구장에서는 13경기에서 51타수 11안타로 타율 2할1푼6리에 3홈런 7타점에 그쳤다. 이 역시 홈, 원정 모든 성적 중 최저치다. 그만큼 두산전, 그중에서도 잠실 원정에 약점을 보였던 스크럭스가 가장 중요한 단기전에서 장타를 터뜨린다는 것은 NC에게 큰 호재다. 나성범 모창민 권희동 등 중심 타자들과의 시너지 효과도 더욱 두드러진다.

물론 4번타자 대결은 두산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 2경기 뿐이지만 김재환의 존재감이 뚜렷하다. 김재환은 1차전에서는 4타수 1안타 병살타 1개 삼진 2개로 아쉬움을 삼켰다. 장현식, 구창모 등 NC 강속구 투수들의 강한 견제를 이기지 못해 삼진을 당했고, 잘 맞은 타구가 병살이 되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

하지만 이튿날 2차전에서 제대로 설욕에 성공했다. 3회말 3점 홈런에 이어 6회말 '빅이닝'때 3점 홈런을 또 하나 추가했다. 7회말 희생플라이로 1타점을 보태 혼자서 7타점을 독식했다. 비록 결승타가 된 만루 홈런의 주인공 최주환이 MVP가 됐지만, 김재환은 4번타자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줬다.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7타점은 역대 개인 최다 타이 기록이다. 2014년 10월 31일 넥센 히어로즈 김민성이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7타점을 기록하며 최고 기록을 세웠고, 김재환이 두번째로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1승1패. 승부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잠실에서의 1,2차전이 예고했듯이 남은 경기들도 타격전이 예상된다. 양 팀 모두 방망이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중에서도 4번타자가 지금처럼 터져준다면, 난타전 양상이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다. 양 팀 투수들은 경계 태세를 늦추지 않아야 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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