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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 두산과 KIA의 경기가 열렸다. 5대1로 승리한 KIA 선수들이 마운드 위에서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10.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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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선취점을 내라.'
2017 한국시리즈를 지배하는 금언을 이렇게 정해도 될 듯하다. 올해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가 격돌 중인 한국시리즈는 희한하게 선취점을 낸 팀이 전부 이겼다. 두산이 5대3으로 이긴 1차전에서는 4회초 2사 만루에서 밀어내기로 난 1점이 그대로 결승점이었다. 2차전은 1대0, KIA 승리. 8회말 1사 1, 3루에서 협살에 걸린 3루주자 김주찬이 기지와 투혼으로 홈에 들어와 만든 1점으로 승부가 갈렸다.
3, 4차전도 같은 양상이었다. 잠실로 옮겨 치른 3차전은 KIA가 6대3으로 이겼는데, 3회초 2사 2루에서 이명기의 좌전 적시 2루타 때 난 선취점이 결승점이 됐다. 4차전 역시 1회초 KIA가 1사후 연속 3안타로 2점을 먼저 냈고, 결국 그 리드를 이어간 끝에 5대1로 승리했다. 결국 1~4차전 모두 선취점이 결승점이었고, 역전은 고사하고 동점조차 나오지 않았다. 정리하자면, 결국 선취점으로 '기선제압'을 한 팀이 경기 내내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다는 것. 속된 말로 '선빵'이 싸움을 승리로 이끌었다고도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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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17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이 KIA에 5대 3으로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두산 선수들.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7.10.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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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런 현상은 왜 생긴 것일까. 일단 두 가지 요인을 꼽을 수 있다. 하나는 강력한 선발의 힘이다. 1~4차전을 돌아보면 3차전 두산 선발 보우덴을 제외한 양팀의 모든 선발들이 최소 6이닝 이상씩 책임졌다. 비록 위기에서 실점은 했을지라도 무너지지 않았다. 이러면 빅이닝도 나올 수 없다. 그렇다면 추격하는 팀의 입장에서는 찬스 타이밍에 1, 2점씩이라도 따라가야 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 기회를 놓치거나 상대팀 타선이 추가점을 쌓는다면 차이는 절대 안 좁혀진다.
두 번째 요인은 타선의 결정력 부족. KIA는 3차전부터 조금씩 상승 무드를 타고 있지만, 아직 선수들의 타격감이 정규시즌 때에 못 미친다. 4차전에서 5점을 냈지만, 이 가운데 3점은 상대 실책 덕분에 난 비자책점이다. 즉, 실책이 아니었으면 2득점에 그칠 수도 있었다. 반면 두산은 플레이오프 때 정점을 찍었던 타격감이 한국시리즈에서는 급격히 냉각됐다.
결국 양팀 모두 동점 혹은 역전을 만들 기회가 생기더라도 쉽게 점수를 내지 못했다. KIA는 1차전에서 3-5로 뒤지던 8회말 무사 1, 2루의 기회를 잡았다. 동점 주자까지 나갔지만 안치홍의 병살타가 터지며 결국 득점에 실패했다. 두산 역시 2차전 6회초와 7회초 1사 2루 선취점 기회에서 그쳤다. 또 3차전에서는 2-4로 뒤지던 8회말 무사 1, 2루의 동점 기회에서 겨우 1점밖에 내지 못했다. 4차전에서도 3회말(1사 1, 2루) 5회말(무사 1루) 그리고 6회말(2사 1, 2루)에 찬스가 있었다. 모두 0-2로 근소하게 뒤지던 시점. 하지만 세 번의 기회를 무득점으로 날렸다.
이런 현상이 하루이틀 사이에 쉽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 결국 리버스 스윕을 노리는 두산이나 이대로 V11을 달성하고픈 KIA나 모두 한 가지 절대 금언을 따라야 한다. '이기려면 선취점을 뽑아라.'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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