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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싶다."
그러나 이대수는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했다. 2014년 15경기, 2015년 36경기, 2016년 14경기를 뛰는 데 그쳤다. 올 시즌 트레이 힐만 감독 체제에서 기회를 얻었다. 시즌 초 외국인 유격수 대니 워스가 부상으로 방출됐다. 유망주 박승욱은 잦은 실책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그 빈자리를 메운 게 이대수와 나주환이었다. 이대수는 착실한 수비로 힘을 보탰다. 또한, 58경기에서 타율 2할7푼6리(105타수 29안타)를 기록할 정도로, 타격에서도 쏠쏠한 활약을 했다.
팀으로서도, 개인으로서도 특별한 한해가 됐다. 이대수는 "감독님이 새로 바뀌었는데 어느 정도 빠르게 정착된 것 같아 고무적이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아쉽게 끝났지만, 그래도 올 시즌을 계기로 팀이 더 강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즌 초 외국인 부상으로 공백이 생겼다. (박)승욱이가 주전으로 잘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그런데 부담이 있었던 것 같다. 내게 기회가 왔다. 야구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아서, 항상 부족한 부분을 메우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했었다. 후회 없이 하겠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그게 좋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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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 안에서 뿐 아니라, 밖에서도 이대수의 역할은 많다. 어느덧 베테랑이 됐기 때문. 이대수는 "사실 올해 대구(4월28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퇴장을 당했던 장면이 가장 아쉽다"고 했다. 당시 이대수는 심판의 체크 스윙 판정에 항의를 했다. 더그아웃에서도 항의가 이어졌고, 퇴장 명령이 떨어졌다. 이대수는 라커룸으로 들어가기 전, 심판을 향해 욕설을 날렸다. 2경기 출장 정지, 유소년 야구 봉사활동 40시간의 제재를 받았다. 이대수는 "희생하겠다는 생각이었는데, 돌이켜 보면 좋은 행동이 아니었다. 고참으로서 아쉽다"고 말했다.
그래서 일까. 이대수는 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그는 남은 야구 인생의 목표를 묻자 "그동안 해온 걸 돌이켜 보면, 가장 중점을 둬야 하는 건 몸 관리다. 그리고 베테랑으로서 정신적인 부분을 다져야 한다. 선수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 말투 하나부터 신경을 써야 한다. 후배들에게 귀감을 가져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고 답했다. 물론, 팀 성적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올 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경기로 탈락해 아쉬웠다. 다음 시즌에는 포스트시즌 10경기 이상을 치를 수 있을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