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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메이저리그 최고의 홈런타자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마침내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었다.
마이애미와 스탠튼은 2014년 11월 13년간 총액 3억2500만달러에 계약했다. 2020년 시즌을 마치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권리가 스탠튼에게 주어진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이후 3년이 지났고, 앞으로 2027년까지 10년간 2억9500만달러의 계약이 남아 있는 상황. 결국 말린스는 자신들이 원하는 트레이드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적어도 2020년까지는 스탠튼이 바라는 트레이드는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한 셈이었다.
스탠튼은 "여기까지 오는데 우여곡절이 많았다. 구단이 그렇게 나오면 겁을 먹을 줄 아는가 본데 상황이 어떻든 간에 나를 강요할 수는 없다. 내가 풀어나가야 할 문제라는 생각이 컸다"고 밝혔다.
스탠튼은 말린스 구단주인 데릭 지터에 대해 "지터에게 구단의 비전에 대한 얘기를 했다. 구단은 라인업이 좋아 투수를 보강할 것처럼 보였는데, 지금 보니 리빌딩을 위해 선수들을 내보내는(to subtract assets to rebuild)데만 몰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스탠튼은 양키스의 일원으로서 우승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현지 언론들은 스탠튼이 올해 아메리칸리그 홈런왕 애런 저지와 함께 하게 된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스탠튼은 "우승을 위해 뭐든 하겠다. 내가 어느 위치에서 뛰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팀이 필요로 하는 곳에서 뛸 것이며 우익수든 지명타자든 좋다. 구체적인 얘기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팀을 위해 최선이 무엇인지 함께 찾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애런 분 감독은 "오늘은 우리 팀과 팬들, 그리고 지안카를로 스탠튼이라는 최고의 선수에게 축제의 날"이라며 기쁨을 표시한 뒤 "두 선수의 포지션과 타순에 관해 결정한 것은 없지만, 지명타자, 우익수, 좌익수를 번갈아 가며 맡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양키스가 팀홈런 1위를 차지한 시즌을 마치고 홈런왕을 영입한 것은 역대 두 번째다. 1919년 당시 양키스는 45개의 팀홈런으로 이 부분 1위를 기록했고, 그해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29홈런을 치며 홈런왕에 오른 베이브 루스를 영입했다. 또한 직전 시즌 50홈런을 친 선수가 한 팀에서 활약하는 것도 이번이 두 번째다. 1961년 양키스의 미키 맨틀과 로저 매리스는 61홈런, 54홈런을 각각 친 뒤 매리스가 1966년을 끝으로 세인트루이스로 이적할 때까지 5년을 더 함께 했다. 올해 각각 59홈런, 52홈런을 날린 스탠튼과 저지가 내년 몇 개의 홈런을 합작할 지 벌써부터 메이저리그가 흥분하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