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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누구에게나 세 번쯤 기회가 찾아온다고 한다. 둔감한 사람은 이를 인지하지 못해 흘려보내고, 움켜쥐면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이성곤(26)에게 지난해 11월 열린 2차 드래프트가 터닝 포인트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두산 베어스를 떠나 삼성 선수가 된 지 석달. 피나는 노력없이 거저 주어지는 것은 없지만, 굳게 닫혀있던 문에 살짝 틈이 보인다
-이적해서 맞은 첫 전지훈련이다. 이전과 가장 다른 점이 뭔가. 삼성에 친한 선수가 있나.
-2차 드래프트에 앞서 이적을 예상하고 있었나.
▶전혀 예상 못했고 평소와 다름없이 마무리 캠프에서 훈련중이었다. 2차 드래프트 결과를 보고 놀랐지만, 어쨌든 빠른 순번으로 뽑아 주셔서 감사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2군)에선 OPS가 10할이 넘었다. 타격 재능이 뛰어난데 기회를 잡지 못한 것 같다. 두산, 경찰야구단 소속으로 보낸 지난 시간을 얘기해달라.
▶신인 때는 미숙한 점이 많았다. 심적으로 힘들었다. 지금도 프로의 벽이 높다고 생각하지만, 그 때는 더 높게 느껴졌다. 운이 좋아 경찰야구단에서 운동을 할 수 있었는데, 유승안 감독님이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에서 많은 기회를 주셨다. 지금 이 정도까지 할 수 있는 것도 유 감독님이 잘 지도해주신 덕분이다. 경찰야구단 시절은 원없이 야구를 할 수 있었던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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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에서 삼성 외야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잘 모르겠으나, 다른 팀에 결코 뒤지는 외야 라인은 아니라고 본다. 선배들과 경쟁할 수 있는 나의 강점은 타격이다. 이 장점을 잘 살려야 경쟁이 가능할 것이다.
-타격능력에 비해 수비가 아쉽다는 평가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외야수 레전드인 아버지(이순철 SBS 스포츠 해설위원)가 조언을 해줄 것 같다.
▶약점을 보완하려면 훈련과 경험뿐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많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고, 경기를 통해 경험을 쌓아가고 싶다. 아버지는 평소에 조언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니다. 가까이서 지켜봐 주시는 코치님들에게 조언을 구하지, 굳이 멀리 계시고 바쁘신 아버지께 조언을 구하진 않는다. 아버지의 존재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겠지만, 즐기려고 노력한다. 아버지는 방송에서 내 플레이에 비판할 게 있으면 하시는 분이다. 어린시절부터 그런 지적에 익숙하다.
-이적 후 변화를 준 게 있나.
▶대구로 이사해 독립한 게 가장 큰 변화고, 타격폼을 수정했다. 이적 때문에 타격폼을 수정한 건 아니고, 매년 더 잘 치기 위해 변화를 준 거다. 다른 건 바뀐 게 없다. 늘 '과거의 나보다 더 잘하자'는 마음으로 훈련한다. 경기에 많이 출전하고 빠르게 적응해 좋은 성적을 얻는 게 올해 목표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