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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꼴찌에 머물렀던 KT 위즈가 시즌 초반 6승3패(공동 3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함박웃음을 지을만도 하지만 KT 사람들은 말을 아낀다. 2016년 시범경기 2위→정규시즌 꼴찌, 지난해 시범경기 1위→정규시즌 꼴찌. 지난해 봄만 떠올려도 아픈 기억이 새록새록 돋는다. KT는 지난해 8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7승1패 단독선두였다. 이후 7승2패로 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공동 1위를 달리기도 했다.
지난해 4월 11일 KT는 7승2패로 공동 1위. 당시 팀평균자책점도 2.25로 전체 1위. 하지만 팀타율은 2할1푼2리로 꼴찌였다. 공동 1위 롯데가 팀 평균자책점 3.49, 팀타율 2할9푼5리였던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극단적인 마운드 힘으로 버텼던 KT는 공수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
올해는 다르다. 3일 현재 KT는 팀타율 3할1푼7리로 1위다. 팀평균자책점은 5.58로 7위. 아직 표본이 적지만 KT의 방망이는 확실히 달라졌다. 유턴파 FA 황재균은 타율 3할8리에 2홈런 5타점으로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지난해 대체 외국인타자로 온 멜 로하스 주니어는 시즌 초반부터 함께하고 있다. 타율 3할8리 4홈런 9타점이다. 슈퍼 루키 강백호는 놀라움 그 자체. 타율 3할1푼4리에 4홈런 12타점(팀내 1위)이다. 유한준(0.375, 2홈런) 역시 상대투수의 견제 분산 효과를 누리고 있다. 예비 FA 박경수(0.343, 3홈런)의 존재감도 대단하다. 윤석민(0.306, 2홈런)은 더이상 외롭지 않다. KT 타선은 정확성과 파워를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진했던 선발 주 권이 2군에 내려가는 등 마운드에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르면 이번 주말 원군이 온다. 더스틴 니퍼트는 지난 3일 한화 이글스 2군전에서 4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고구속은 148km, 직구 평균구속은 144km였다. 1군 합류를 위한 컨디션 조절이 거의 끝나간다. 니퍼트가 오면 선발진에도 숨통이 틔일 전망이다. 김진욱 감독은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본인이 OK할때까지 기다릴 생각이다. 일단 합류하면 팀에 큰 도움이 될 선수임은 분명하다"며 니퍼트에 대해 무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김진욱 감독은 올해 목표를 탈꼴찌가 아닌 5할, 가을야구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맞닥뜨렸을 때 '강하다'라는 인상을 줄 수있는 팀으로 변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지난해 허술했던 KT를 생각하고 만만하게 봤던 상대팀들은 심심찮게 혼쭐이 나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