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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LG 트윈스전에서 나온 두산 베어스 주장 오재원(33)의 퇴장 상황, 어떻게 봐야 할까.
당시 상황은 4-4 동점이 된 9회말 첫 타석이었다. 오재원은 LG 진해수가 던진 4구째 131㎞ 슬라이더에 루킹 삼진을 당했다. 잠시 심판을 바라보다 벤치를 향해 걸어가는 듯 했던 오재원은 이내 돌아서서 박종철 주심과 이야기를 나눴다. TV중계 장면을 보면 오재원의 어필 내용은 볼의 위치에 대한 것으로 보였다. 몸쪽에서 휘어져 들어온 공의 포구가 높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몇 마디를 주고 받던 박종철 주심은 그대로 퇴장 명령을 내렸고, 김태형 두산 감독이 어필에 나섰으나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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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는 두산에게 중요했다. LG전은 막판 대량 실점으로 두 번이나 역전패를 당했던 지난 주말 KT전을 마치고 갖는 첫 승부였다. 그것도 승리 의지라면 둘째가면 서러울 '서울 라이벌' LG와의 대결이었다. 선발 류희관의 호투 속에 고비 때마다 상대 흐름을 끊으며 순항했다. 8회말 오재일의 투런포로 다시 리드를 잡은 뒤 승리를 눈앞에 둔 9회초 마무리 김강률을 투입하며 승리 공식을 매듭지으려 했다. 하지만 김현수에게 동점 투런포를 얻어맞으며 다시 동점을 허용했다. 두 번이나 동점을 내준 이날 상황은 주말 KT전 악몽을 다시 떠올리게 할 만했다. 주장인 오재원 입장에선 예민해질 수도 있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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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의 승부욕은 이미 정평이 나있다. 지난해 KIA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자신을 질책하듯 글러브를 그라운드에 내던진 장면 뿐만 아니라 중요한 승부처에서 안타를 때려낸 뒤 펼치는 세리머니 등 수많은 장면을 연출했다. 표현 방식이 다소 과격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프로선수라면 마땅히 갖는 승부욕을 가감없이 드러내는 모습이 나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그동안의 모습, 최근 팀 상황 등을 고려해보면 오재원의 볼 판정 항의는 침체될 수도 있었던 팀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스스로 나선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두산은 이날 연장 11회말 최주환의 끝내기 2루타에 힘입어 LG를 5대4로 꺾고 '서울 라이벌전'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오재원의 희생이 두산의 뒷심을 살렸다고 볼 수도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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