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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하긴요 뭘…그냥 밥값만 하고 있어요."
올해도 마찬가지다. 시즌 초반부터 뜨거운 타격감을 유지하며 4번 타자의 역할을 100% 해내고 있다. 최형우는 7일까지 무려 타율 4할(45타수 18안타)을 찍었다. 여기에 3홈런 8타점 10득점을 기록했다. 규정 타석(37타석)을 채운 팀내 타자 중 타율과 홈런 득점은 2위, 타점은 공동 4위다. 리그 전체로 범위를 확대하면 최다안타 2위에 타율과 출루율(0.481)6위, 득점 7위다.
주목할 만한 점은 올해 타점보다 득점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4번 타자로 고타율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득점이 타점보다 더 많은 건 최형우가 올해 자신의 역할에 새로운 변화를 줬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형우는 현재 팀내에서 가장 많은 7개의 볼넷을 골라냈다. 반면 삼진은 6개 밖에 되지 않는다. 타석에서 한결 여유로워졌다는 뜻이다. 혼자 주목받는 것보다 팀 전체가 잘 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만든 변화라 할 수 있다. '팀을 살리는 4번 타자'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 지 최형우가 잘 보여주고 있다. 그는 지난 6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 때 개인 통산 1300경기 출장과 1500안타 기록을 동시에 달성했다. 그간 최형우가 꾸준하고 성실하게 잘 해왔다는 징표다. 그는 좀 더 비싼 밥을 먹어도 된다. 그럴 만한 자격이 있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