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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G 연속포 롯데 채태인, '허슬'로 승리도 안겼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04-10 21:56


◇채태인이 10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넥센전에서 2-2 동점이던 5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좌월 솔로포를 기록한 뒤 홈인해 이대호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채태인(36·롯데 자이언츠)이 비로소 웃고 있다.

채태인은 10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펼쳐진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5회말 선두 타자로 나와 홈런을 기록했다. 넥센 선발 한현희가 던진 초구를 그대로 걷어올려 좌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05m 짜리 홈런포로 연결했다. 채태인은 타격 직후 홈런을 예감한 듯 공을 바라보다 천천히 그라운드를 돌았다. 지난 8일 LG 트윈스전에 이은 두 경기 연속 홈런이자 시즌 3호포다.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넥센에 좌완 박성민(20)을 내주는 조건으로 채태인을 데려왔다. FA(자유계약선수) 최준석과 계약을 포기하고 그 빈 자리를 메울 카드로 채태인을 택했다. 채태인은 지난해 타율 3할2푼2리, 12홈런, 62타점을 마크했다. 규정 타석은 채우지 못했으나, 장타율 0.500, 출루율 3할8푼8리로 더 생산적인 모습을 보였다. 롯데가 부족했던 좌타자 라인업을 채워주는 효과도 낼 것으로 보였다. 그가 갖춘 정상급 1루 수비 능력 역시 중심타자 이대호의 수비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보였다. 17년 만에 고향 부산에 돌아온 채태인의 의지도 남달랐다.

지난 3월은 악몽이었다. 스윙은 무뎠고 수비에서도 그저 그랬다.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보였다. 팀이 연패에 빠지자 조급함도 드러났다. 롯데가 4연패 중이던 지난달 28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삼진 판정을 받자 배트를 집어던져 퇴장 당했다. 연패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책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3월 한 달간 7경기에 나선 채태인이 기록한 타율은 1할4푼3리(14타수 2안타), 기대는 실망과 비난으로 바뀌었다.

4월부터 반전이 시작됐다. 지난 3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2안타와 시즌 첫 타점을 기록했고, 이튿날 마수걸이 홈런까지 쏘아 올렸다.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선 0-2로 뒤진 7회말 2사 2루서 좌월 투런홈런을 날린데 이어 10일 넥센전에서도 홈런포를 가동했다.

채태인은 3-3 동점이던 7회말 선두 타자로 나와 3루수 앞 빗맞은 타구를 친 뒤 전력질주,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펼쳤다. 송구가 높게 이뤄지며 볼이 뒤로 빠진 사이 채태인은 2루까지 사력을 다해 뛰어 세이프를 만들어내고 대주자 김동한으로 교체됐다. 김동한은 후속타자 이병규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1사 1, 2루에서 나온 번즈의 적시 2루타 때 홈을 밟아 결승점을 만들었고, 롯데는 짜릿한 4대3 역전승을 맛봤다. 부진을 털어낸 채태인의 '허슬플레이'가 만들어낸 승리였다.


울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채태인이 10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펼쳐진 넥센전에서 3-3 동점이던 7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내야안타를 치고 2루 슬라이딩을 시도해 세이프 판정을 받아내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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