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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롯데의 근성, 시즌 첫 연승으로 만개했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04-11 21:28


◇롯데 이병규가 11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넥센전에서 4회말 앤디 번즈의 좌전 안타 상황에서 홈으로 슬라이딩하면서 득점에 성공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오랜만에 '롯데 자이언츠' 다운 승부가 연출됐다.

롯데는 11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가진 넥센전에서 12대0으로 이겼다. 하루 전 같은장소에서 넥센에 4대3으로 역전승했던 롯데는 이날 선발 송승준이 1⅓이닝 만에 부상으로 마운드를 내려오는 악재를 만났으나 긴급 등판한 진명호의 호투와 계투조의 활약, 타선의 지원에 힘입어 홈 팬들에게 첫 연승을 신고했다.

결과보다 눈에 띈 것은 내용이었다. 2회초 선두타자 박병호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선발 투수 송승준이 갑자기 왼쪽 허벅지 뒷근육 통증을 호소했고 스스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구원 투수 진명호가 어개를 풀 겨를도 없이 황급히 마운드에 올랐다. 모두가 쉽지 않은 경기를 예상했다. 그러나 롯데는 4회말 손아섭의 사구를 시작으로 채태인 이병규가 연속 출루한데 이어 전준우의 희생플라이와 신본기의 2타점 적시타로 3점을 뽑아내 기선을 제압했다. 5회말에도 선두타자 김문호가 내야안타, 손아섭이 볼넷으로 만든 무사 1, 2루에서 채태인이 좌측 라인을 절묘하게 걸치는 적시 2루타를 만들어내 2루 주자 김문호를 불러들였다. 후속타자 이병규는 무사 2, 3루에서 우익수 플라이로 3루 주자 손아섭을 불러들이면서 찬스를 완벽하게 살렸다. 6회에는 6안타 2볼넷을 묶어 7점을 뽑아내는 '빅이닝'을 만들며 달라진 집중력을 과시했다.

마운드 역시 물샐 틈이 없었다. 송승준의 바통을 이어 받은 진명호는 5회초까지 3⅔이닝 동안 무안타 삼진 6개를 잡아내는 완벽투를 펼쳤다. 불펜 투구도 제대로 펼치지 못한 상황에서 펼친 역투는 롯데 타선에 힘을 주기에 충분했다.

롯데는 넥센과의 주중 3연전을 시작하기 전까지 분위기가 썩 좋지 못했다. 7일 LG 트윈스를 잡고 시즌 2승째를 달성했으나 이튿날 접전을 펼치고도 9회 실점으로 분패했다. 부활한 '근성'이 롯데를 바꿔 놓았다. 10일 넥센전에서 3-3 동점이던 7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상대의 허를 찌르는 기습번트와 헤트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넥센 수비진을 흔들었고, 2루까지 진루해 결승점 주자를 만들어냈다. 흙이 잔뜩 묻은 유니폼을 입고 환하게 웃는 팀내 최고참 채태인의 활약은 롯데 선수들에게 자극제가 되기에 충분했다.

되살아난 롯데의 근성에 관중들도 화답했다. 롯데의 제2 홈구장인 문수구장은 '문수 노래방'으로 탈바꿈 했다. 롯데를 위한 밤이었다.


울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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