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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타일러 윌슨이 '닥터 K'의 위용을 맘껏 드러냈다.
이날 경기 전 LG 류중일 감독은 "윌슨이 좀더 강력한 결정구가 있다면 투구수를 좀 줄이면서 7이닝 이상도 던질 수 있을텐데. 내가 좀 눈이 높다"며 농담조로 아쉬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윌슨은 안정된 제구력과 공격적인 승부로 4경기 연속 7개 이상의 탈삼진 퍼레이드를 이어갔다. 총 25이닝 동안 33탈삼진, 9이닝 기준 11.88개를 잡은 셈이다. 보통 이 수치가 9를 넘으면 탈삼진에 능한 투수로 평가받는데, 윌슨은 압도적인 '닥터 K'로 이미지를 심고 있다. 류 감독은 "유리한 카운트에서도 스트라이크존으로 던지는 모습이 좋다"고 했다.
이날 탈삼진이 없는 이닝은 5, 6회였고, 1, 2, 4, 7회에는 2개씩 솎아냈다. 삼진을 잡은 결정구를 보면 직구 4개, 커터(투심으로 보는 구단도 있음) 3개, 슬라이더 2개였다. 윌슨의 주력 구종은 직구, 슬라이더, 커터다. 투구수는 100개, 볼넷 없이 사구 한 개를 기록했다. 탈삼진이 9개나 됐음에도 100개의 공으로 7이닝을 소화한 것은 공격적인 피칭과 제구력 안정에서 비롯됐다고 봐야 한다. 윌슨의 7이닝 투구는 4경기 만에 처음 나왔다.
1-0으로 앞선 3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윌슨은 4회에도 SK 중심 최 정, 로맥, 김동엽을 범타로 막아냈다. 최 정과 로맥은 각각 145㎞ 직구와 커터에 헛스윙 삼진으로 고개를 숙였다. 5회를 다시 투구수 10개로 3타자를 잡은 윌슨은 6회 이날 최대 고비를 맞았다. 선두 이재원에게 좌전안타를 맞은 윌슨은 정진기의 번트를 잡고 선행주자를 잡기 위해 2루 던진 것이 뒤로 빠져 타자주자까지 모두 살아 무사 1,2루에 몰렸다. 그러나 이어 번트에서 강공으로 자세를 바꾼 최 항을 1루수 땅볼로 유도, 2루주자를 잡은 뒤 최 정을 141㎞ 커터로 3루수 병살타로 물리치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윌슨은 1사후 김동엽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지만, 한동민을 좌익수 뜬공, 최승준을 풀카운트에서 9구째 142㎞짜리 커터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쳤다.
윌슨은 150㎞를 웃도는 강속구나 낙차 큰 변화구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정교한 제구와 공끝의 현란한 움직임, 적극적인 승부로 '닥터 K'의 자리를 지켜나가고 있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