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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의 힘을 보여준 KT 위즈였다.
KT는 '삼성 킬러' 더스틴 니퍼트의 호투에 7회초까지 3-2로 앞서나갔다. KT는 승리를 지키기 위해 필승조 엄상백을 7회말 올렸다. 하지만 엄상백이 이원석에게 역전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대구에 와 1승1패를 했지만, 그 전까지 6연패를 당하던 KT였다. 상대는 직전 3연전에서 시즌 첫 위닝시리즈를 기록해 좋은 기세였다. 경기 흐름이 삼성쪽으로 넘어가는 듯 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피홈런으로 흔들린 최충연이 윤석민을 사구로 내보낸 뒤, 박경수에게 역전 결승 투런포를 얻어맞고 말았다. 이 홈런은 박경수의 시즌 6호 홈런. 초구 직구를 예상한 박경수의 노림수가 적중했다. 한가운데 직구가 들어오자 완벽한 타이밍에 받아놓고 공을 때려버렸다.
KT는 21일까지 37개 팀 홈런으로 SK 와이번스(45개)에 이어 이 부문 2위를 달렸다. 개막 후에는 KT와 앞서거니, 뒷서거니를 반복하다 최근 장타자들의 부진으로 홈런 수가 줄었지만 상위권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꼴찌를 했지만, 올해 KT를 상대하는 다른 팀 감독들은 "타선은 정말 무시할 수 없다"며 경계하고 있다. 지난 시즌 도중에 들어온 윤석민과 로하스가 개막부터 뛰는 것, 그리고 장타 생산력이 있는 황재균과 강백호가 가세한 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대로 삼성 입장에서는 역전에 성공한 7회말 다린 러프가 친 타구가 아쉬웠다. 큰 타구가 좌측 파울 폴대 근처로 갔는데, 비디오 판독까지 했지만 파울이었다. 이게 홈런이었다면 아마 KT는 추격 동력을 잃게 하는, 쐐기포였을 것이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