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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벨트, 한 타석 투구수 21개에 12분45초 걸렸다

기사입력 2018-04-23 13:43


LA 에인절스 투수 제이미 바리아가 23일(한국시각)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1회 투구를 마친 뒤 덕아웃에서 땀을 닦고 있다. 바리아는 1회초 무사 1루서 상대 브랜든 벨트에게 21개의 공을 던지며 한 타자 상대 최다 투구수 신기록을 세웠다. ⓒAFPBBNews = News1

"도대체 언제 끝나는거야?"

메이저리그에서 흥미로운 기록 하나가 세워졌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1루수 브랜든 벨트가 한 타석에서 무려 21개의 공을 상대해 이 부문 메이저리그 신기록을 세웠다. 벨트는 23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서 상대 선발 제이미 바리아에게 한 타석에서 21개의 공을 던지게 했다.

1회초 선두 조 패닉이 우중간 안타로 치고 나간 뒤 무사 1루에서 벨트가 첫 타석에 등장했다. 벨트는 투 스트라이크 이후 파울을 16개나 걷어낸 끝에 21구째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바리아는 92마일 몸쪽 직구를 던졌고, 벨트가 힘차게 잡아당긴 타구는 빨랫줄처럼 날아가다 우익수 정면을 향했다. 벨트와 바리아가 상대한 시간은 12분 45초. 1988년 이 부문 통계가 시작된 이후 메이저리그 최다 투구수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1998년 6월 27일 휴스턴 애스트로스 내야수 리키 구티에레즈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바톨로 콜론을 상대로 기록한 20개.

바리아는 이후 1사 만루의 위기에 몰렸지만, 에반 롱고리아와 파블로 산도발을 연속 뜬 공으로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넘겼다. 바리아는 1회초 투구에서만 벨트를 포함해 6타자를 맞아 49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다. 벨트를 상대로는 직구 11개, 슬라이더 6개, 체인지업 4개를 각각 던졌다.

경기 후 벨트는 "나도 그렇고 상대 투수도 그렇고 결코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경기 후반 내가 확실하게 타격감을 잡을 수 있었다고 보면 그만한 가치가 있는 대결이었다"고 밝혔다. 벨트는 이날 5회 솔로홈런을 터뜨리는 등 5타수 3안타 1타점의 맹타로 4대2 승리를 이끌었다.

벨트는 바리아와 상대하는 '긴' 시간 동안 포수 마틴 말도나도와 대화를 주고받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말도나도는 "벨트가 누가 이런 식으로 하면 매우 싫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 했다.

벨트는 "수비중이었다면 도저히 참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기본적으로 그 상황이 끝난 뒤 모든 사람들에게 사과해야 했다"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벨트가 타석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자 동료들은 열띤 하이파이브로 맞아줬다.

KBO리그 한 타석 최다 투구수 기록은 2010년 8월 29일 당시 KIA 타이거즈 이용규가 넥센 히어로즈 박승민을 상대로 기록한 20개다. 이용규는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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