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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는 프로야구 선수들에겐 꿈을 현실로 이어주는 일종의 사다리다. 9년(대졸은 8년)을 1군에서 활약하면 대박을 노릴 수 있다. FA 자격을 얻었다는 것은 최소 9년간 팀의 주전으로 활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4년간 최대 100억원을 돌파하는 몸값과 마주하면 강렬한 유혹을 떨치기 힘들다. 하지만 야구가 마음먹은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한화 예비FA의 명암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송광민은 올시즌 생애 최고 성적을 올리고 있다. 이용규도 FA 1년 유예가 '신의 한수'였다는 말을 듣고 있다. 반면 최진행은 아쉬운 성적으로 2군에서 절치부심하고 있다. 3선발로 시즌을 맞았으나 부진한 윤규진은 23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마당쇠' 송창식은 2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송광민은 23일 현재 타율 3할8푼5리(5위)에 4홈런 26타점(2위)을 기록중이다. 외국인 타자 제라드 호잉(타율 0.388, 8홈런 23타점)과 함께 한화 중심타선을 이끌고 있다. 3번 송광민-4번 호잉 체제는 김태균이 가세해도 흔들림이 없다. 송광민은 찬스에게 강한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2016년 타율 3할2푼5리 17홈런 83타점, 지난해 타율 3할2푼7리 12홈런 75타점으로 방망이 실력을 겸비한 내야수로 이름을 날렸는데 올해는 리그 정상급 내야수로 성장했다.
최진행은 올시즌 팀의 주장을 맡고 있다. 스프링캠프부터 타선에 무게감을 더할 거포로 기대를 모았지만 4월은 잔인하기만 하다. 2군에 머물고 있는 최진행 대신 송광민이 임시 주장을 맡고 있다. 송광민은 지난해에도 이용규 대신 임시주장을 맡았다가 후반기부터 정식 주장직을 수행한 바 있다.
올시즌이 끝난 뒤 생애 두번째 FA를 노리는 이용규는 타율 3할4푼5리에 6개의 도루로 테이블 세터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 자신의 전매특허였던 타석에서의 끈질김과 정확도 높은 방망이, 과감한 베이스러닝이 돋보인다.
윤규진의 향후 보직은 유동적이다. 올시즌 선발 4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9.00으로 부진했다. 불펜 전환은 다른 필승조들이 좋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 선발로 다시 복귀하려면 구속 회복이 절실하다. 지난해 최고구속은 140km대 후반이었는데 올시즌 들어 직구 최고구속이 140km대 초반, 평균구속은 140km가 힘겨운 수준이다. 지난해 8승7패로 생애 최다승을 거두며 기대감을 키웠지만 시작부터 난관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