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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드라마가 또 있을까. KIA 타이거즈 양현종은 MVP다운 역투를 펼쳤다. 하지만 완봉승을 눈앞에 두고 와르르 무너졌다. 120개를 넘긴 투구수가 문제였다. 그렇게 KIA 타이거즈는 한화 이글스에 올시즌 5전전패를 당했다.
한화는 올시즌 KIA전 5전전승을 기록했다. 또 13승13패로 5할승률에 복귀했다. 12승13패로 5할 승률 밑으로 떨어진 KIA를 5위로 끌어내리며 한화는 4위로 올라섰다. 양현종의 한화전 연승은 3연승에서 멈췄다. 양현종은 지난 19일 LG전 4실점 완투승 이후 2경기 연속 9이닝을 책임졌다.
8회까지는 양현종의, 양현종에 의한, 양현종을 위한 경기였다. KIA 방망이는 잔루를 마구 쏟아내며 아무런 득점 지원을 하지 못했다. 양현종은 홀로 그라운드에서 한화를 상대로 싸웠다.
3회 역시 볼넷 1개 무안타 무실점 호투를 이어갔다. 4회와 5회, 6회는 삼자범퇴로 펄펄 날았다. 특히 6회에는 3번 송광민, 4번 제라드 호잉, 5번 김태균 등 중심타자 3명을 모조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날 2회까지 투구수는 36개, 4회까지 63개를 기록하는 등 길게 던지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5회를 6구만에 끝냈고, 6회 역시 10개의 공만을 던졌다. 갈수록 투구수를 줄여나갔다. 하지만 결국 투구수를 초월한 9회 등판이 발목을 잡고 말았다.
KIA는 올시즌 한화를 만나면 이상하게 경기가 꼬인다. 지난해 상대전적에서 11승5패,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던 '만만한' 한화였지만 올해는 전날까지 4전전패를 당한 터였다. KIA는 25일 헥터 노에시-26일 양현종을 내고도 방망이 침묵으로 한화전 5연패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 한화 선발 휠러는 6이닝 9안타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퀄리티 스타트에는 성공했다.
광주=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