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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컴백임박 박병호 "참고 견뎠다. 팀에 보탬이 되도록"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5-08 10:38


넥센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2018 KBO 리그 개막전 경기가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6회말 무사 1루 넥센 박병호가 좌익수 앞 안타를 치고 덕아웃에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고척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3.24/

"팀에 도움이 되도록 참고 견뎠죠."

슬럼프와 부상. 프로야구 선수들이 피하고 싶은 두 가지 악재다. 그런데 만약 둘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면 어느 쪽이 덜 힘들까. 아마 대부분의 선수들은 "그래도 차라리 1군에서 슬럼프를 겪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답할 것이다. 슬럼프는 그 끝이 있지만, 부상은 다르다. 어떻게 해 볼 기회조차 없이 무기력한 상황이 이어질 뿐이다. 심한 경우에는 그대로 선수 경력을 끝낼 수도 있다. 부상은 그래서 선수들이 가장 만나고 싶지 않는 악마 같은 존재다.

올 시즌을 앞두고 큰 기대를 받으며 친정팀 넥센 히어로즈에 돌아온 4번 타자 박병호의 부상 공백이 거의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그는 지난 4월13일 고척 두산전 때 1루로 뛰어가다가 왼쪽 종아리를 다쳤다. 검진 결과 종아리 근육이 미세하게 찢어졌다는 판정을 받았다. 다음 날 곧바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진 박병호는 치료와 재활로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애초에 복귀 시점을 명확하게 특정할 수 없는 부상이었다. 치명적이라고 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가볍게 볼 수 있는 부상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결국 시간이 약이었다. 그렇게 3주가 흘렀다.

박병호의 부상 직후 넥센은 한 동안 타선 침체기를 겪어야 했다. 물론 이게 박병호 때문에 생긴 것만은 아니다. 전체 타자들의 페이스가 하향세를 그리던 시기가 공교롭게 겹쳤을 뿐. 그래도 박병호는 그런 팀을 보며 미안함에 마음이 무거워졌다고 한다.

다행스러운 점은 최근 넥센 타선이 활발히 살아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제 박병호의 복귀 시점도 코앞에 다가왔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공수주가 100% 됐을 때 부를 계획이다. 날짜를 언급하긴 어렵지만, 곧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르면 이번 주중 컴백도 예상해볼 수 있다. 다음은 복귀 날짜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박병호와의 일문일답이다.

-부상 공백이 꽤 길어졌다. 어떻게 그 시간을 보냈나.

▶선수 생활을 해 오면서 이런저런 부상을 경험했지만, 이 부위(종아리)를 다친 적은 처음이라 적잖이 난감했었다. 재활 기간이 길어지면서 팀 동료들과 기대를 해주시는 팬들에 대한 미안함이 무척 컸다. 어떻게든 건강하게 돌아가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참고 견뎠다.

-종아리 상태는 어떤가.


▶치료는 이제 끝났다. 하지만 처음 다쳐보는 곳이라 여전히 조심스럽다. 주위에 종아리 부상을 겪어본 선배들이 조언을 많이 해줬다. 부상이 재발되기 쉬운 부위라 처음에 다쳤을 때 완벽하게 회복하고 경기에 나가야 한다고 들었다.

-이제 2군 경기에도 나오는 걸 보니 복귀가 임박한 것 같은데.

▶배팅 연습을 시작한 지는 좀 됐다. 실전에 나가서 전체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오래 자리를 비운 만큼 완벽한 상태로 올라가서 당장 팀에 보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설픈 상태로 올라가서 피해를 주고 싶진 않다. 그래서 지금 내 입장에서는 1군 복귀 날짜를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 같다.

-사실 부상 직전에도 약간 타격 하락 기미가 있었는데.

▶맞는 말이다. 원래 시즌 초반에 그런 시기가 늘 오는 편이다. 그래서 크게 동요하지는 않았다. 타격 페이스는 흐름이 있기 때문에 참고 견디면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하필 다치는 바람에 긴 시간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어서 참 미안했고, 그 동안 후배들이 잘 해줘서 고마웠다. 이제 올라가면 건강하게 팀에 보탬이 되겠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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