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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가 극적인 9회 뒤집기 쇼를 연출했다. 넥센 히어로즈 마무리 조상우를 무너뜨렸다. 한화는 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의 원정경기에서 9회초 정은원의 2점홈런, 김태균의 동점타, 이성열의 역전 결승타를 묶어 10대9로 재역전승을 펼쳤다.
넥센이 9-6으로 앞선 9회초. 넥센 마무리 조상우가 마운드에 올랐다. 첫타자 최재훈 타석부터 조짐이 이상했다.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 이후 대수비로 들어왔던 고졸 루키 정은원이 조상우를 상대로 중월 2점홈런을 때려냈다. 2000년생인 정은원의 프로 데뷔 첫 안타, 첫 홈런, 첫 타점이었다.
한화는 '넥센 포비아'에서 벗어나는 신호탄을 쏘았다. 전날까지 넥센을 상대로 1승4패로 부진했다. 지난해도 넥센에게는 6승10패로 꼼짝 못했던 한화다. 이날 승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화는 최근 페이스가 좋은 키버스 샘슨, 넥센도 외국인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을 선발로 올렸다. 투수전이 예상됐지만 양팀 방망이가 마운드를 태웠다.
2회부터 양팀 방망이에 불이 붙었다. 한화는 2회 선두 4번 제라드 호잉의 좌익선상 2루타로 득점 시동을 걸었다. 5번 김태균의 유격수 땅볼 후 넥센 유격수 김하성의 1루 송구때 2루주자 호잉은 3루로 내달았다. 1사 3루. 6번 이성열의 타구는 유격수와 중견수 사이에 떨어졌다. 한화 1-0 리드. 1루주자 이성열이 상대 중견수의 송구실책으로 2루까지 진출했고, 7번 하주석의 1타점 적시타가 터졌다. 한화 2-0 리드.
넥센은 2회말 곧바로 반격을 시작했다. 1회말을 공 10개로 삼자범퇴 시킨 한화 선발 키버스 샘슨은 4번 김하성을 시작으로 4타자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했다. 넥센은 6번 장영석의 1타점 적시타-7번 송성문의 1타점 적시타-8번 김혜성의 희생플라이로 3-2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 2사만루 찬스를 잡았지만 3번 이택근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3회초에는 한화가 다시 응수했다. 2사후 2번 양성우의 중전안타에 이어 3번 송광민이 역전 좌월 2점홈런(시즌 5호)을 뿜어냈다. 브리검의 슬라이더를 받아친 송광민의 타구는 고척돔 왼쪽 전광판 밑을 직격했다. 비거리 120m. 송광민은 지난 3일 LG 트윈스전 이후 3경기만에 홈런포를 재가동했다.
잠자코 있을 넥센 방망이가 아니었다. 박병호 서건창 마이클 초이스 고종욱 등 주전들의 줄부상 속에서도 전날까지 최근 5경기에서 4차례 이상 두자릿 수 득점, 6경기 연속 8득점 이상을 올렸다. 넥센은 5회말 3번 이택근이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고, 6번 장영석이 재역전 3점홈런(시즌 5호)을 뿜어냈다. 넥센은 순식간에 7-4로 경기를 다시 뒤집었다.
한화는 6회초 김태균와 이성열(2루타)의 연속안탈 무사 2,3루 찬스를 만든 뒤 넥센 두번째 투수 이보근을 상대로 8번 대타 최재훈이 2타점 좌익선상 2루타를 때려냈다. 한화는 7-6, 1점차까지 추격했다.
넥센은 7회 마운드에 오른 한화의 네번째 투수 송은범을 격파했다. 2사만루에서 3번 이택근이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넥센은 9-6으로 앞서 나가며 승기를 잡는 듯 했다. 하지만 운명의 9회 넥센은 믿었던 마무리 조상우가 시즌 네번째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고 말았다. 한화 선발 키버스 샘슨은 4⅔이닝 10안타(1홈런) 7탈삼진 7실점으로 6경기만에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넥센 선발 제이크 브리검은 5이닝 동안 10안타(1홈런) 6실점(5자책)으로 시즌 2승째(3패)를 목전에 뒀지만 날렸다.
고척=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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