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현장분석] 김진욱 감독 박경수-유한준 교체, 명분 없었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8-05-22 17:14


2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KBO리그 kt 위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가 열린다. kt 김진욱 감독.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04.24/

이해하기 힘든 교체 결정이었다.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린 2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KT는 1회 선취점을 냈지만 선발 주 권의 난조로 3회 5점, 4회 3점을 실점하며 큰 점수 차이로 밀렸다.

하지만 5회초 장성우의 1타점 적사타와 신인 강백호의 투런홈런이 터지며 4-8까지 따라갔다. 4, 5월 주춤하던 강백호는 20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홈런 포함, 5안타 경기를 하며 살아나더니 시즌 두 번째 2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다. 막내의 한방에 KT도 추격의 동력을 얻을 수 있었다. 정규이닝 총 4회 공격 기회가 남아있었다. NC전 25안타를 몰아친 타선의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었다. 상대팀 KIA의 경우 마운드에 있던 선발 한승혁의 제구가 불안해 KT는 단 번에 빅 찬스를 잡을 수도 있었다. 최근 불펜까지 난조이기에 충분히 후반 승부를 걸어볼 만 했다.

하지만 5회말 수비를 앞두고 팀 주축 박경수와 유한준을 동시에 교체했다. 박경수 2루 자리에는 정 현, 유한준 우익수 자리에는 이창진이 들어갔다. 더그아웃에 내려간 KT 관계자는 "피로 누적으로 인한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두 선수가 빠졌다"고 설명했다.

납득하기 힘든 결정. 두 사람은 KT 공격 핵심이다. 경기 과정에서 특별히 부상도 없었다. 피로 누적 얘기를 하기에는 어색한 게 이 경기는 한 주의 시작인 화요일 경기였다. 전날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특히, 유한준의 경우 최근 타격감이 떨어지고 힘들어 20일 NC전에서도 쉬었다. 물론 100% 피로가 풀릴 수야 없겠지만, 이틀 휴식으로 어느정도 체력을 끌어올렸을 상황이다. 박경수도 마찬가지로 부진했지만, 지난 주말 홈에서 자신이 주인공이 된 '박경수 데이' 행사를 통해 자신감을 얻고 실제로 좋은 경기를 펼쳤다. 20일 NC전 3안타를 치며 반전 기회를 만들었다.

또 하나 이해하기 힘든 부분은 딱 1이닝 더 뛰어 공격까지 소화시키고 휴식을 줄 수 없었냐는 점이다. KT의 5회초 공격은 3번 이진영에서 마무리됐다. 6회초 황재균-박경수-유한준 순으로 방망이를 칠 차례였다. 위에서 말했듯이 두 사람은 KT 공격의 핵심인데, 선수들이 이 타석까지 소화하고 대주자나 다음 대수비로 바꾸는 게 누가 봐도 맞는 결정이었다. 1이닝 더 못쉰다고 컨디션 조절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확률상 박경수-유한준이 정 현-이창진보다 살아나갈 확률도 높고, 상대가 느끼는 위압감도 다르다. 8회에도 박경수가 들어갔었던 5번 타순에 2사 1, 2루 찬스가 걸렸는데 대타 전민수가 이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결국 9회 1점을 추가하고 5대8로 졌다.

KT는 5월 하락세로 최하위권에 처질 위기에 빠져있다. 그런 가운데 지난 주말 모처럼 만에 연승에 성공, 반등 분위기를 만들었는데 이날 KIA전은 너무 쉽게 경기를 포기하는 인상을 줬다. 시즌을 길게 보는 것도 물론 필요하지만, KT는 그렇게 여유를 갖고 팀 운영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절대 아니다.


광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