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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반과는 많이 달라졌다."
값진 승리다. 만약 한화가 이날 패했다면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도 있었다. 다소 부담스러운 상대인 두산을 상대로 6-1로 5점의 리드를 쥐고도, 후반 불펜 난조로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화는 후반 투수 교체 카드가 번번이 실패했다. 8회초 6-3 상황에서 안영명이 연속 안타를 맞자 무사 1,3루에 투수가 서 균으로 교체됐다. 올 시즌 24경기에서 자책점이 0점인 서균은 '미스터 제로'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었다. 우타자 양의지를 잡기 위해 등판했지만, 허무하게도 몸에 맞는 볼로 양의지를 내보냈고 공 3개 던지고 송은범과 교체됐다.
이날 경기 전까지 한화 불펜 투수들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3.25로 10개 구단 중 가장 빼어나다. 구원승도 14번으로 가장 많고, 세이브도 18개로 두산과 공동 1위다. 팀이 상승세를 탄 5월 성적은 더욱 좋다. 16경기에서 6번의 구원승과 11홀드 10세이브를 챙겼고, 평균자책점은 2.14로 압도적이다. 최하위 LG 트윈스(8.72)와는 엄청난 차이가 난다. 타선이 어느정도 점수만 뽑아주면, 후반 승리를 지킬 확률이 가장 높은 팀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불펜이 무너졌기 때문에 그대로 졌다면 치명상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한화의 집중력과 끈기는 만만치 않았다. 9회말 제라드 호잉의 동점 홈런이 터졌고, 기어이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갔다. 그리고 연장 11회말 무사 2,3루에서 송광민의 끝내기 안타로 기분 좋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두산-SK 6연전을 앞둔 한화 한용덕 감독은 "시즌 초반에는 두산, SK를 상대로 약했지만 그때와 지금 팀이 많이 달라졌다. 시즌 초반에는 물음표가 많았지만, 이제는 선수들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알고 플레이를 한다"며 강한 신뢰를 보였다. 그리고 그 저력이 6연전 중 첫 경기에서 확인됐다.
대전=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