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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출신으로 일본 프로야구로 건너가 성공한 사례로 두산 베어스 출신의 타이론 우즈, SK 와이번스 출신인 호세 페르난데스가 꼽힌다. 둘 다 KBO리그 외국인 선수 초창기 시절의 스타들이다.
올 시즌에도 이들과 어깨를 견줄 만한 KBO리그 타자가 일본에 진출해 기대를 모았다. 한화 이글스에서 두 시즌 동안 타율 3할3푼, 70홈런, 231타점을 터뜨린 윌린 로사리오다. 로사리오는 지난 겨울 자신에게 꾸준히 눈독을 들여온 한신 타이거즈와 2년 750만달러(추정)에 계약했다. NPB 구단들은 메이저리그 출신이라도 일본에 처음 발을 들여놓는 선수에게 첫 해부터 장기계약이나 연봉 300만달러 이상의 조건을 제시하지 않는다. 로사리오는 시작부터 초특급 대우를 받은 셈이다. 한신 구단의 기대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로사리오는 결국 적응에 실패, 지난 3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로사리오는 올시즌 48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3푼(183타수 42안타), 4홈런, 22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한신은 한화 시절의 폭발력과 클러치 능력을 기대했지만, 일본 투수들의 정교한 제구와 변화구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결국 한신은 로사리오를 대신할 새 외인 타자를 영입할 것으로 보인다. 로사리오로서는 퇴출 위기다.
로사리오는 메이저리그 출신이다. 2011~2015년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5시즌 통산 447경기에 나가 타율 2할7푼3리, 71홈런, 241타점을 올렸다. 그가 콜로라도에서 주전 포수였다는 점이 한화 입단 당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수비에서 문제점을 드러내 1루수로 포지션을 바꾼 로사리오는 FA 신분으로 새 팀을 구하려 했지만, 눈길주는 곳이 없어 한국 무대로 건너오게 됐다.
그는 한화에서 2년 연속 3할-30홈런-100타점을 때리는 맹타를 휘둘렀지만, 일본 프로야구의 벽은 훨씬 높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