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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도 못한 선발투수 변수가 양팀에 똑같이 발생했다. 웃은 쪽은 KIA였다.
하지만 분위기가 묘하게 KIA쪽으로 흘렀다. 황인준이 1회 깔끔한 삼자범퇴로 출발을 했다. 2회 점수를 내줄 뻔 했지만 로저 버나디나의 레이저 홈송구로 SK 주자 이재원이 아웃되며 실점을 막았다. 3회에도 버나디나의 호수비와 믿었던 최 정의 병살타로 SK가 점수를 만들지 못했다.
김 감독은 초반 대등한 승부를 하면, 두 번째 투수로 임기영을 투입해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황인준이 그 주춧돌을 잘 놔줬고, KIA는 계획대로 4회부터 임기영을 투입했다. SK 입장에서 힘이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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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김광현이 빠지자 KIA쪽은 더욱 해볼만 하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 자신감이 적시타로 연결됐다. 앞 두 타석에서 잠잠하던 '4할타자' 안치홍이 6회 김태훈을 상대로 1타점 결승 적시타를 때려냈다. 안치홍은 8회 윤희상으로부터 승리에 쐐기를 박는 스리런포까지 쳐내며 타선에서 원맨쇼를 했다.
마운드에서는 임기영이 3⅔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나란히 선발된 안치홍과 임기영이 약속이나 한 듯 좋은 활약을 펼치며 팀 4대0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불펜이 불안한 가운데 7회 2사 1, 2루 위기서 임기영을 구원등판해 9회까지 마운드를 지킨 김윤동, 선발 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수행해낸 황인준도 수훈갑이었다.
광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