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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타이틀 가운데 탈삼진은 다승이나 평균자책점과 비교해 각광을 덜 받는 부문이다. 하지만 흥미 측면에서 뒤떨어질 이유가 없다. 탈삼진은 구속과 관련되고 짜릿함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탈삼진은 투구이닝과 삼진을 솎아내는 비율에 비례한다. 투구이닝에서는 소사가 1위이고, 탈삼진 비율은 샘슨이 1위다. 린드블럼은 두 부문서 소사와 샘슨의 중간 수준이다. 과연 누가 최종 승자가 될까. 일단 세 선수 모두 남은 시즌 똑같이 14번의 등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페이스를 적용하면 샘슨은 218개, 소사는 214개, 린드블럼은 203개의 탈삼진을 기록할 수 있다. 물론 부상없이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면서 탈삼진 비율을 지금처럼 유지해야 한다.
이들은 각각 탈삼진과 관련해 돋보이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샘슨은 무려 6가지의 구종을 구사하는 '팔색조'다. 최고 152㎞에 이르는 빠른 공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포크볼, 투심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한다. 볼배합을 다채롭게 가져가면서 타자의 타이밍을 효과적으로 빼앗는다. 시즌 초 부진을 떨쳐버리고 KBO리그에 적응하면서 구속 증가, 제구 안정, 완급 조절이 일정 수준에 올랐다는 평가다. 여기에 좌우 타자 유형을 가리지 않고 일정하게 삼진을 솎아낸다.
린드블럼은 롯데 자이언츠 시절보다 훨씬 안정된 레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제구력과 탈삼진 능력 모두 향상됐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린드블럼은 이날 현재 이닝당 출루허용(WHIP)이 1.03으로 규정이닝을 넘긴 투수 중 1위고, 피안타율은 2할1푼8리로 팀동료 세스 후랭코프(0.181)에 이어 2위다. 본인은 맞혀잡는 스타일이라고 하지만, 삼진으로 위기를 넘기는 경우도 많아졌다. 공격적인 피칭과 안정된 제구력으로 투구이닝과 퀄리티스타트(13번) 부문서도 소사에 이어 2위에 오를 정도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역대로 2명의 200탈삼진 투수가 나온 시즌은 1986년과 1996년 두 번이다. 1986년 선동열(214개)과 최동원(208개), 1996년 주형광(221개)과 정민철(203개)이 각각 '200K'를 작성했다. 샘슨, 소사, 린드블럼 트리오가 새 역사에 도전하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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