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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때 지더라도, 좋게 져야 한다."
넥센의 이런 침체 분위기는 후반기에 특히 두드러진다. 올스타 휴식기 이후 지난 17일부터 진행 중인 후반기 7경기에서 벌써 4번의 역전패를 당해 리그 전체에서 가장 많다. 경기 종반부인 7회까지 앞선 경기에서도 2번이나 졌다. 당연히 승률이 저조할 수 밖에 없다. 7경기에서 2승5패로 저조한 핵심적 이유다.
이 같은 안 좋은 패배로 인해 넥센은 전반기에 보여줬던 상위권 도약의 에너지를 잃어버렸다. 4위 LG 트윈스와의 승차가 순식간에 4.5경기로 벌어졌고, 6위 KIA 타이거즈에는 1.5경기차로 쫓기는 입장이다. 만약 4번의 역전패 중에서 절반만 줄였더라도 지금보다는 한결 여유있는 입장에서 상위권을 노려볼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좋은 의도가 늘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막상 승리를 지켜야 하는 상황에 투입된 필승조들이 번번히 얻어맞았다. 벤치의 교체 타이밍을 지적하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선수들의 부진을 탓할 수만도 없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모든 상황이 안 좋게 돌아갈 때가 있는데 요즘이 바로 그런 때다.
그렇다고 수수방관만 할 수도 없다. 지금보다 더 가라앉으면 5위 자리마저 위태로워지기 때문이다. 가장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 있는 건 트레이드를 통한 불펜 강화인데, 올해 트레이드 시장은 완전히 빙하기처럼 얼어붙어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은 베테랑 이보근이 자신감과 구위를 되찾아 필승조의 핵으로 돌아와야 한다. 김동준이나 오주원 양 현 등도 구위 자체가 나쁘지 않은 만큼 좀 더 강한 집중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또한 이들의 볼배합을 이끌어내는 포수진의 각성도 함께 요구된다. 과연 넥센은 '안 좋은 패배'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을까. 한 시즌 농사의 성패가 바로 여기에 달려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