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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매치업.
물론 뽑히지 않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지저분한 투심패스트볼을 중심으로 낙차 큰 변화구보다 공끝으로 승부를 보는 최원태는 선동열 대표팀 감독이 선호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선 감독은 임찬규(LG 트윈스)같이 각이 큰 변화구를 보유한 투수를 예전부터 선호했었다. 고영표의 경우 박종훈(SK 와이번스) 임기영(KIA 타이거즈) 등 선발된 옆구리 투수들과 비교해 나은 게 없다는 결론이 났을 수 있다. 특히, 선 감독은 지난해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서 호투한 임기영에 강한 믿음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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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2회와 3회에는 두 투수 모두 완벽한 피칭을 했다.
균형이 갈린 건 4회말. 고영표가 먼저 무너졌다. 주효상과 이정후에게 연속 1타점 2루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최원태가 호투하는 사이 고영표는 6회에도 송성문의 안타에 이은 멜 로하스 주니어의 실책, 그리고 김혜성의 희생플라이로 2실점을 더 하고 말았다. 최원태는 7회까지 책임지며 선발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최원태 7이닝 8안타(1홈런) 3탈삼진 3실점, 고영표 6이닝 9안타(1홈런) 8탈삼진 6실점(5자책점)이었다. 최원태는 팀이 7대3으로 승리해 시즌 12번째 승리를 챙겼다.
이날은 맞대결로 승자와 패자가 갈렸는데, 두 사람 모두 희망의 끈을 놓지 말고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날 대표팀에 뽑힌 최 정(SK 와이번스)이 허벅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동업자 입장에서 매우 안타까운 소식이기는 하지만, 대표팀에 선발된 투수 중에서도 갑작스럽게 부상을 당하는 등의 일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프로 선수로서 언제든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야, 생각지 못한 기회가 찾아왔을 때 그 기회를 붙잡을 수 있다.
고척=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