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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루키' 타이틀이 아깝지 않은 활약이었다.
-예상되는 결과였는데 긴장감이 컸던 것 같다.
▶이곳(시상식) 분위기 자체가 그래서 그런 것 같다. 선배님들, 많은 취재진 앞에 유니폼이 아닌 정장을 입고 나선 것 자체가 떨렸다. 의상도 부담스러웠는데(웃음) 에이전시에서 골라줬다. 처음 입어보는 옷이다(웃음).
▶그렇긴 하지만 아쉬움이 있어야 새 시즌에 채울 수 있지 않나 싶다. 생각보다 좋은 결과였던 것 같다. 시즌 중간중간 아쉬울 때가 있었는데 그런 부분을 좀 더 보완하고 싶다.
-올 시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최대 위기는.
▶3윌 한창 좋다가 4월에 부진할 때가 있었다.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이후 부진도 힘들었다. 서로 다른 부담감이 컸다. 4월에는 1군 생활의 압박감, 9월엔 홈런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
-수상 소감을 밝히면서 김진욱 전 감독을 언급했다.
▶내게 기회를 많이 주셨고 배려해주셔서 이 상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말씀드리고 싶었다. 미처 말씀드리지 못한 분들에 대한 감사함도 있다.
-아마 시절과 달리 프로 무대에서 시상식의 감회가 다르지 않을까 싶다.
▶지난해엔 프로 선수들을 본다는 것 자체가 설랬다. 올해는 팀 소속으로 시상식에 나서는 만큼 좀 더 진지하게 나서야 할 것 같다. (신인왕은) 처음이자 마지막이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포스트시즌 경기를 지켜봤나.
▶미야자키에서 매일 포스트시즌 경기를 봤다. 굉장히 부러웠다. '저런 무대서 뛰면 어떨까'하는 상상을 했다. 함께 경기를 했던 선수들인데 멋있어 보였다. 언젠가 우리 팀도 꼭 한 번 올라가보고 싶다.
-만장일치 신인왕에 대한 기대감은 없었나.
▶신인왕 자체에 대해 영광스럽고 기쁘다. 만장일치는 내가 생각한다고 되는게 아니다.
-수상 소감에서 할머니를 언급하던데.
▶할머니가 나를 많이 예뻐하셨는데 지난 겨울 편찮으시다가 스프링캠프 출국날 돌아가셨다. 나는 모르고 있다가 귀국 후 알았다. 실감이 나지 않고 마음이 아팠다. 납골당에서 아버지가 우시는 모습을 처음 봤다. 그 모습을 보면서 열심히 해야 한다는 다짐을 했다. 144경기 모두 할머니께 기도를 드리는게 올 시즌 루틴의 첫 순서였다.
-올 겨울 더 중요한 시기가 아닌가 싶다.
▶그렇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 펜스 맞고 나온 타구들이 너무 많았다. 그런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몸을 만들고 있다. 더 힘있는 타자가 되고 싶다.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약점인 수비 보완도 필요하다.
-고교 시절 투-타 겸업을 했는데, 프로에서 이어가고자 하는 꿈은 없나.
▶이제 완전히 없어졌다. 타석에 서기도 힘들다(웃음). 기회가 된다면 시도해볼수도 있지만 욕심은 없다. 타자로 좀 더 성장하고 싶다. 이강철 감독님 부임 후 면담에서 '약점 보완보다 장점을 극대화 하자'는 이야기를 하셨다.
-1년 전과 가장 달라진 부분은.
▶작년엔 기대반 걱정반이었다. 모든 분들이 그랬을 것이다. 그런 부분을 깼다고 본다. 지난해엔 기약없이 도전을 했지만 올 시즌에는 좀 더 포커스를 맞출 수 있어 부담감이 덜하지 않을까 싶다.
-김재환의 MVP 수상을 보며 느낀 점은.
▶원래부터 좋아하는 선배였다. 수상 장면에 감명을 받았다. 내 나이에서 영광스런 상(신인왕)을 받았지만, 앞으로 KT에서 주축 선수가 되어 (MVP를) 받아보고 싶다.
-후배들에게 한마디.
▶선배들도 많은데...(웃음) 고교와 프로의 차이는 존재한다. 압박감과 절실함은 다르다고 본다. 그런 것에 쫓기지 말고 자신이 가진 것을 후회없이 펼쳤으면 좋겠다. 앞선 플레이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시원하게 했으면 좋겠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