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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선수로 끝까지 함께 가자는 의지였다."
총액 106억원에서 '헉'소리가 날 수 있다. 프로야구 구단들이 선수 몸값 거품 빼기를 위해 힘쓰고 있다는 시점에서 100억원이 넘는 계약이 나오면 힘이 빠질 수 있다. 하지만 계약기간이 6년이다. 역대 FA 6년 계약은 2003 시즌 후 정수근이 롯데 자이언츠와 맺은 계약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지난해 LG 트윈스와 계약을 맺은 김현수, 그리고 지난 시즌을 앞두고 KIA 타이거즈와 4년 100억원 계약을 체결한 최형우와 사례를 보면 금방 비교가 가능하다. 총액 기준 김현수는 년 28억7500만원 규모가 된다. 최형우는 25억원이다. 하지만 최 정은 약 17억6000만원 수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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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SK는 이번 시즌 전부터 FA가 될 최 정에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었다. 지금은 감독이지만, 단장이었던 염경엽 감독은 "최 정은 실력으로 모든 걸 평가받을 선수가 아니다. 만약, 최 정이 올 한 해 부진하다고 해서 좋은 대우를 해주면 안된다는 의견은 구단 내부에서 전혀 없었다. 그만큼 최 정이 착하고 성실한 인품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두 번째 FA 계약이지만, 최 정이 인정받을 수 있는 건 여러 이유가 있었다. 일단 만 31세로 아직 한창 야구를 할 나이다. 그리고 올시즌 타율이 2할4푼4리로 매우 부진했지만, 35홈런을 쳐낸 장타력은 여전했다. 손 단장은 "올해 타율보다 우리는 지난 4년 최 정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을 매우 높게 평가했다. 올해 타율은 이번 협상에서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고 했다.
마지막은 간판 선수 챙기기였다. SK는 최 정을 상대로 4년, 5년, 6년 총액을 산정해 다양한 길을 제시했다. 물론, 계약기간이 늘어나면서 총액은 늘어나지만 1년 단위 환산 액수는 줄어드는 식이었다. 최 정이 만약, 세 번째 FA까지 욕심을 냈다면 4년 계약을 선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구단이 얘기를 하기도 전에 최 정 쪽에서도 6년 계약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고 한다. 구단도, 선수도 마지막 은퇴까지 SK에서 하고 싶다는 마음이 맞은 것이다.
손 단장은 "거액이 오가는만큼 쉬운 계약은 아니었다. 하지만 딱 하나의 방향이 있었다. 우리 간판 선수에게 상처주며 계약을 하지 말자는 것이었다. 우리도, 선수도 만족할 만한 결과물이 나와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