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규약 대폭 개정, "투수 최소 3타자 상대해야"

메이저리그는 내년부터 투수가 마운드에 오르면 최소 3명의 타자를 상대하거나, 해당 이닝을 마칠 때까지 던져야 한다. 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권인하 기자 [e-mail]

메이저리그가 올해와 내년에 걸쳐 리그 운영에 관해 일부 규약을 개정하기로 한 가운데 투수가 최소 3타자를 상대해야 한다는 규정을 들고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선수 노조와 최근 노사단체협약에 관한 협상을 벌인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15일(한국시각) MLB.com을 통해 "리그 사무국과 선수 노조가 2019시즌과 2020시즌 여러가지 규약 개정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규약 개정에는 트레이드 마감일 통일, 이닝간 교대시간 단축, 올스타 투표 방식 변경, 메이저리그 로스터 확대 등이 포함돼 각 구단의 경기 운영과 경기력에 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먼저 올해부터 이닝 간 교대시간이 2분으로 단축된다. 당초 이닝 교대시간은 방송사 중계 경기는 2분 5초, 전국 방송은 2분 25초였다. 또한 경기 중 벤치의 마운드 방문 횟수도 총 6회에서 5회로 줄어든다. 이는 경기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스피드업 규정이다.

또한 트레이드 마감일은 논웨이버, 웨이버와 관계없이 무조건 7월 31일로 고정된다. 이전에는 논웨이버 트레이드는 7월 31일, 웨이버는 8월 31일에 각각 마감됐다.

올스타 투표 방식 변경도 주목된다. 팬 투표로 포지션 당 상위 3명(외야수는 6명)의 선수를 가린 후 6월말 혹은 7월초 중 하루를 지정해 올스타전에 선발로 나설 선수를 다시 투표하는 2단계 방식이 도입된다. 자세한 방식은 오는 4월에 발표되며, 올해는 7월 10일 클리블랜드에서 열리는 올스타전부터 적용된다. 여기에 경기 방식도 연장 10회부터 주자를 2루에 두는 승부치기를 하기로 합의했다. 홈런더비 우승 상금은 100만달러, 총상금은 250만달러로 결정됐다.

그리고 내년부터 달라지는 규정은 경기력 및 각 팀의 경기 운영과 관련해 더욱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2020년부터는 메이저리그 로스터가 25명에서 26명으로 1명 증원된다. 더블헤더를 치를 때는 27명으로 1명 더 둘 수 있다. 9월 40인 엔트리 확대 제도도 폐지된다. 9월 1일 이후에는 40명이 아니라 28명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또한 부상자 명단 등재일 역시 10일에서 15일로 늘어난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투수의 최소 상대 타자수 규정이다. 일단 투수는 마운드에 오르면 부상 등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최소 3명의 타자를 상대하거나, 해당 이닝을 마쳐야 한다. 즉 '원포인트릴리프'가 사라진다는 의미다.

또한 야수의 투구도 허용하지 않는다. 시즌 개막 전에 각 선수에 대해 투수인지 야수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야수로 등록될 경우 마운드에 올라갈 수 없다. 투타 겸업 선수로 지정되면 등판할 수 있다. 다만 직전 시즌 20이닝 투구, 20경기 이상 야수 출전을 해야 자격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경기가 연장으로 가거나 6점차 이상 벌어진 상황에서는 야수도 투수로 등판할 수 있다.

MLB.com은 '이번 노사 합의안은 30개 구단들의 승인을 거쳐 최종 결정되면 투수 교체, 트레이드 등 각 구단의 팀 운영에서 상당한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노재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