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2년 중국 항저우에서 열릴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에서 야구가 제외됐다. 항저우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8일 37개 개최 종목을 공식 발표했다. 주요 종목들이 포함된 가운데, 야구와 소프트볼은 포함되지 않았다.
아시안게임에서 야구는 우리나라의 효자 종목이었다. 1994년 히로시마 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야구는 지난해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총 7차례 치러졌다. 그중 한국은 1998년 방콕, 2002년 부산,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까지 총 5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소식이 더욱 충격적으로 들린다. 물론 아직 최종 확정은 아니다. 대회 준비 기간 동안 추가 발탁될 가능성이 남아있다. 정식 종목에 포함되지 않은 종목 가운데 야구는 유력한 추가 후보다.
하지만 그런 가능성을 접어두더라도, 국제대회에서 야구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도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로 퇴출됐다가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부활했지만, 그 이후를 장담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마저 빠진다면 더 힘이 빠진다. 가뜩이나 세계야구는 미국, 일본, 한국, 대만의 주도로 흘러가고 있다. 그나마 호주에서 프로리그가 생기며 새로운 활로를 뚫었고, 유럽이나 중국, 동남아 국가 등에서 야구 부흥을 위해 힘쓰는 지도자들이 있지만 아직까지 두드러지는 성과는 없다. 이 와중에 국제 대회에서 설 자리까지 잃으면, 야구는 더더욱 '그들만의 리그'가 된다. 올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 제외 소식을 들은 현장 관계자들도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롯데 자이언츠 양상문 감독은 "충격적이다. 가슴이 아픈 일이다. 야구붐을 일으키려고 노력하는 분들이 많은데, 쉽지 않나보다"라며 아쉬워했다. 과거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베테랑 선수도 "국제 대회 인기가 프로야구 인기로 이어지기도 했고, 선수들도 대표팀을 통해 얻는 에너지와 동기부여가 상당히 컸는데 정말 아쉬운 소식"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또다른 선수는 "비록 최근 대표팀 논란이 있었지만 그래도 대표팀을 통해 얻은 것도 많고, 배울 점도 많았다고 생각한다. 야구가 국제 대회 정식 종목에서 자꾸 제외되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힘이 빠지긴 한다"고 했다.
그동안 KBO리그의 발전 과정을 보면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등 국제 대회에서의 성과를 결코 무시할 수 없었다. 이래저래 씁쓸한 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