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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전에 둔 생애 최고의 도전이 물거품이 될 위기다.
십자인대는 다리 무릎 관절을 십자 모양으로 받쳐 중심을 잡아주는 '기둥'이다. 무릎 앞-뒤에 모두 존재하며, 전방-후방으로 나뉜다. 흔히 운동 선수들이 급격한 방향 전환이나 순간적인 힘 전달 과정에서 다치는 부위로 알려져 있지만, 일반인들도 생활 과정에서 심심찮게 다치는 부위다.
송준섭 서울제이에스 병원장은 "통상적인 재활 기간은 최소 6개월에서 8개월"이라고 말했다. 축구 국가대표팀 주치의 출신으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비롯해 수많은 국가대표 선수 수술 및 재활을 담당했던 그는 "간단한 부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철저한 재활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단단한 의지만 있다면 부활 가능
일각에선 나성범이 이번 부상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은 고사하고 옛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보내고 있다. 종목을 막론하고 십자인대 부상은 선수들에게 '치명상'으로 여겨지기 때문. 세계적 스타들이 십자인대를 다친 뒤 옛 기량을 회복하지 못한 채 평범한 선수로 전락한 예도 부지기수다.
나성범은 KBO리그의 대표적 5툴 플레이어로 꼽힌다. 2014시즌부터 지난해까지 5시즌 연속 3할-150안타-20홈런, 5할대 장타율을 기록했고, 2015시즌 20-20클럽 가입으로 증명된 부분이다. 좌타자인 나성범은 타격시 오른발에 체중을 싣는다. 레그킥으로 오른발을 지면에 단단히 고정시키고, 전달된 힘을 바탕으로 장타를 생산하는 유형이다. 레그킥 과정이나 착지 후 고정 등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오른발, 그 중심인 무릎을 다쳤다는 점에서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송 박사는 "기량 회복은 선수의 의지에서 갈릴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십자인대 재건술, 반월판 성형술 등의 치료를 받으면 운동 능력을 회복하는데는 문제가 없다"며 "다만 재활을 통해 선수가 근육 강도를 예전만큼 키울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동안의 사례를 짚어보면 선수 생활이 끝날 정도의 부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커리어 최대의 위기다. 하지만 나성범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시련이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처럼, 나성범이 부상 복귀 후 더 강력한 모습을 보일 날이 찾아올지도 모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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