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현장스케치]'대인배' 러프, 윌리엄슨 국내 적응 가이드 자청

기사입력 2019-07-27 07:00


26일 후반기 첫 경기인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새 외국인타자 맥 윌리엄슨(왼쪽)에게 설명하고 있는 다린 러프.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26일 삼성 vs 한화의 후반기 첫 경기를 앞둔 대구 라이온즈파크. 경기 전 배팅 케이지 앞에 거구의 두 외국인 타자가 대기하고 있었다. 다린 러프(33)와 이틀 전 입국한 신입생 맥 윌리엄슨(29)이었다.

러프는 끊임 없이 무언가를 설명했고, 윌리엄슨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러프에 이어 배팅케이지에 들어선 윌리엄슨은 라이너성 타구를 좌-우로 보내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연습 배팅을 마친 두 외국인 선수는 나란히 이야기를 나누며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궁금했던 두 선수 간의 대화. 잠시 후 가진 윌리엄슨과의 인터뷰에서 상세하게 밝혀졌다. '러프와 무슨 이야기를 나눴느냐'는 질문에 윌리엄슨은 기다렸다는 듯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냈다. 다음은 윌리엄슨의 증언.

우선 러프는 하루 전인 25일 라이온즈파크에서의 훈련을 마친 뒤 이날 선수단과 상견례를 한 윌리엄슨을 집으로 초대했다. 아내 리비 러프, 귀염둥이 아들 헨리 러프와 함께 저녁식사를 대접했다. 윌리엄슨은 "러프의 아들(헨리)가 정말 사랑스러웠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날 저녁부터 다음날인 26일까지 러프는 하루라도 빨리 국내에 적응해야 할 윌리엄슨의 가이드를 자청했다. 찰떡 처럼 붙어 다니며 필드 안내를 도맡았다. 웨이트 트레이닝과 실내연습장 등 구장 시설의 위치는 물론 원정 이동은 어떻게 하는지, 더 나아가 문화적 차이점까지 상세하게 안내했다. 쉬는 날 가족과 갈 만한 곳이 어딘지 등 구장 밖에서의 생활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같은 외국인 선수라도 투수와 야수는 조금 다르다. 활동 영역과 동선, 그리고 심리적 일체감까지 살짝 이질감이 있을 수 밖에 없다. 터줏대감 러프 덕분에 윌리엄슨은 타 팀 외국인 타자들에 비해 적응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게 됐다.


26일 라이온즈파크에서의 인터뷰를 통해 러프의 도움을 설명하는 윌리엄슨.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삼성라이온즈 - 한화 이글스 경기
삼성타자 러프 7회말 홈런
2019년 7월 26일 대구 삼성 라이언즈 파크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사실 러프 입장에서 타자 윌리엄슨의 등장은 썩 반가운 그림은 아니다. 잠재적 경쟁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올시즌 종료 후 삼성은 두 타자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다시 투수 2명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제법 있기 때문이다. 두 선수 모두 잘하면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가깝게는 당장 '출전' 여부를 놓고 자존심 싸움을 벌어야 할지 모른다. 덱 맥과이어 등판일에는 외국인 2명 출전 조항에 따라 둘 중 하나는 벤치에 앉아야 한다. 윌리엄슨이 왼손 타자라면 플래툰 시스템이라도 가동할텐데 하필 같은 오른손 타자다. 결국 오로지 실력과 현재 컨디션, 그리고 상대 투수와의 궁합에 따라 선택하는 수 밖에 없다.

평온했던 한국 생활에 잠재적 위협이 될지 모르는 윌리엄슨의 등장. 하지만 러프는 평소 인성대로 누구보다 따뜻하게 새 동료를 맞이했다. 진심으로 도움이 되고자 노력했다. 이런 '굿 맨' 러프의 인성이 팀을 강하게 만든다. '대인배' 러프가 윌리엄슨과 상생과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다. 실제 이날 러프는 한점차로 쫓긴 7회말 달아나는 시즌 15호 솔로 홈런 포함, 2안타 2타점으로 후반기 첫 경기에서 5연패 탈출의 선봉에 섰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삼성라이온즈 - 한화 이글스 경기
삼성선수 9대 8 승리 자축
2019년 7월 26일 대구 삼성 라이언즈 파크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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