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초점]키움은 장정석을 그렇게 보냈어야만 했나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9-11-05 06:20


2019 KBO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베어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가 23일 오후 서울잠실야구장에서 열린다. 키움 장정석 감독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2019.10.23/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꼭 그렇게 보냈어야만 했나.

키움 히어로즈가 4일 장정석 감독과의 재계약대신 손 혁 신임 감독을 선임하며 야구계에 큰 충격을 줬다. 2017년 염경엽 감독의 후임으로 지휘봉을 잡은 장 감독은 첫 해 7위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4위, 올해 3위의 성적을 올렸고, 특히 올해 포스트시즌에선 준PO와 PO를 거치며 모든 불펜 투수를 총동원하는 신개념 불펜 야구를 선보여 야구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비록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 4연패로 패했지만 그의 불펜 운영은 모든 야구인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당연히 재계약을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계약 소식이 들려오지 않아 궁금하던 찰나 새 감독을 데려왔다는 보도자료가 나왔다. 장 감독과 왜 재계약을 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구단 내의 권력 다툼으로 인해 이장석 전 대표의 사람으로 분류된 장 감독이 내쳐졌다라는 설이 나돌고 있다. 한켠으론 올시즌 구단에서 정규시즌 우승이 가능하다고 봤는데 장 감독이 이뤄내지 못했다는 점이 마이너스가 됐다는 얘기도 있다. 허 민 이사장에게 밉보인 게 있지 않을까 하는 이들도 있었다. 팬들은 장 감독과 재계약을 하면 많은 돈이 지출되니 신임 감독으로 지출을 줄이려했다고 키움을 비난하기도 했다.

어찌됐든 키움은 3년간 230승3무199패(승률 0.536)로 전체 3위의 승률을 올리며 두차례 포스트시즌 진출, 한차례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끈 감독과 이별하고 새 감독과 더 높은 미래를 꿈꾸려한다.

모든 것은 구단이 결정하는 것이니 존중해야한다. 하지만 키움의 이별 방식은 프로답지 못했다. 키움이 새 감독을 발표하기 몇시간 전 장 감독이 키움 사무실을 찾아왔었다. 표정은 밝았고, 그를 본 직원들 모두가 재계약하러 왔구나하고 생각을 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얼마후 손 혁 신임 감독이 야구장에 왔다는 얘기가 들리며 직원 모두가 어리둥절했다고 한다. 재계약할 줄 알고 사무실을 찾은 장 감독이 결과를 통보받고 어떤 마음이 들었을지는 모두가 예상할 수 있다. 차라리 결정했다는 전날 밤에 따로 만나 미리 말을 했어야하지 않을까.

키움이 그와 재계약할 의사가 없었다면 일찌감치 설명을 해줬어야 한다. 그를 다시 후보에 넣고 다른 후보들과 저울질을 하겠다는 설명만 했어도 장 감독이 그런 밝은 얼굴로 사무실을 찾지는 않았을 것이다.

미국이나 일본에선 시즌이 끝나기 전에 미리 감독과의 결별을 발표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대부분이 성적이 나쁠 때지만 지난 2011년 일본 주니치 드래건즈는 정규시즌 후반기 1위를 뒤쫓고 있는 상황에서 오치아이 히로미쓰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하고 다카키 모리미치 신임 감독까지 발표하기도 했다. 그해 주니치는 재팬시리즈까지 진출했었다.

장 감독이 어떤 잘못을 했을지 몰라도 3년간 팀을 이끌어온 공로는 인정해줘야하지 않을까. SK처럼 전임 감독이 신임 감독의 취임식에 와서 축하해주는 장면을 볼 수 없다고 해도 아름답게 떠나보낼 수는 없었을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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