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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국제대회는 변수가 많다.
문제는 대회에 대기심 규정이 없다는 점이었다. 대회 운영측은 일단 10분간 중단을 선언했다. 마운드 위에서 서성거리고 있던 김광현의 어깨가 식을 것을 우려한 벤치는 선수단을 덕아웃으로 철수시켰다.
심판진과 기술위원회의 협의로 일단 급한대로 3심제로 2회말이 진행됐다. 1루심 호세 델 푸에르토가 주심으로 이동했다. 2루심이 3루로, 3루심이 1루로 연쇄 이동했다. 2루심은 비워뒀다.
급히 주심 마스크를 쓴 멕시코 출신 호세 델 푸에르토 주심이 부상 교체된 멘도자 주심보다 스트라이크 존이 더 넓은 것을 금세 파악했다. 게다가 갑작스럽게 주심 마스크를 써서 정신 없던 상황.
양의지는 클린업트리오였지만 김광현에게 빠른 승부를 요구했다. 선두 마이클 손더스를 4구 삼진, 샤를 르블랑을 역시 4구 삼진, 조던 레너튼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얼떨떨한 주심의 눈을 현혹하는 양의지의 절묘한 프레이밍까지 가미됐다. 그 덕분에 김광현은 딱 11구 만 던지고 이닝을 마칠 수 있었다.
2회말을 마치고 나서야 대회 운영측은 주심 경력이 있는 클락 오퍼레이터(시간을 재는 운영직원)을 2루심으로 배치해 다시 4심제로 복귀할 수 있었다.
초유의 심판 부상발 10분 중단과 느닷없는 삼심제란 어수선함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K-K-K를 기록하고 순항한 김광현. 이면에는 양의지의 눈썰미와 공격적 리드가 있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고척=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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