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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히어로]'최정 대신 맹활약' 허경민 "한국시리즈보다 더 떨렸다"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9-11-07 07:30


2019 WBSC 프리미어 12 서울 예선 라운드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가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4회말 2사 1루 허경민이 좌익수 앞 안타를 치고 있다. 고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11.06/

[고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한국시리즈 1차전 보다 더 긴장했습니다."

겉만 봐서는 모른다. 대표팀 3루수 허경민(29). 큰 긴장 없이 펄펄 나는 듯 보였던 건 그저 TV에 비치는 피상적인 모습이었다. 정작 당사자는 엄청 긴장했단다.

허경민은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12 C조 예선 첫 경기 호주전에서 9번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3타수2안타 1사구 1타점으로 하위타선의 뇌관 역할을 했다. 리그 최고 수비를 자랑하는 3루수 답게 수비에서도 안정감 있는 모습을 선보였다.

여유 넘쳐 보였던 플레이. 사실은 극도의 긴장감 속에 치른 경기였다.

경기 후 만난 허경민은 "대표팀에서 잘 했던 기억이 없어서 더 긴장했다"고 털어놓았다. 드라마틱한 하루였다. 사실 그는 주전으로 나갈지 몰랐다. 주전 3루수 최 정이 경기 전 다리통증을 호소하면서 선발 명단에 포함됐다. "건우가 보내준 카톡 보고 알았어요. 오더지가 잘못된 줄 알았다니까요."

선발 출전이 확정되자 긴장감이 몰려왔다. 그럴 만도 했다. 이전까지 태극마크를 단 유니폼에 썩 좋은 기억이 없었다. 2차례의 국제대회 7경기에서 5타수무안타. "모르겠어요. 긴장 안 하는게 좋은데…, 그냥 경기에 집중하려 애썼습니다." 결과적으로 좋은 긴장감이 됐다. 4회 2사 1루에서 샘 홀랜드의 변화구를 당겨 좌전안타를 날렸다. 국제대회에서 기록한 첫 안타였다. 몸이 풀린 허경민은 벤치가 기다리던 천금 같은 안타를 추가했다. 3-0으로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6회 2사 1,2루. 전 타자 민병헌이 아쉬운 볼판정 속에 인필드 플라이로 2사가 됐다. 자칫 추가점이 무산될 위기. 하지만 허경민은 호주 4번째 투수 토드 반 스틴셀의 150㎞ 빠른 공을 강타해 중전 적시타를 날렸다. 4-0을 만드는 천금 같은 추가 타점. "2사가 되니까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며 웃은 허경민은 1루에서 셀카 세리머니를 하며 그제서야 뒤늦게 국제대회의 짜릿함을 만끽했다. 허경민의 추가 타점 덕에 에이스 양현종은 7회 더 이상 마운드에 오를 필요가 없었다. 불펜 투수들도 3명이 나와 실전 점검을 할 기회를 얻었다. 모두 허경민의 적시타 덕분에 생긴 여유였다.

수비에서도 안정감이 넘쳤다. 8회 1사 후 좌타자 웨이드의 강습타구를 전진수비 속에서도 잘 캐치하는 호수비로 안타를 막았다. 허경민은 "(이)용찬이 형이 던질 때는 어떻게든 해야 합니다"라며 웃었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 정신 없이 치른 경기. 국제 대회 첫 안타와 팀의 소중한 첫 경기 승리가 남았다. 8회 초 왼쪽 종아리에 공에 맞고 교체된 그는 "아이싱을 하면 큰 문제는 없을 거다. 내일 모레 더 중요한 경기가 있으니 잘 준비하겠다"며 씩씩하게 말하고 돌아섰다. 최 정의 공백을 메우고도 남은 맹활약. 허경민이 대표팀 핫코너를 듬직하고 지키고 있다.



2019 WBSC 프리미어 12 서울 예선 라운드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가 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동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6회말 2사 1,2루 한국 허경민이 적시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19.11.06/
고척=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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