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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KBO리그에서 뛰고 싶다."
이들에게 가장 먼저 강렬한 인상을 남긴 건 캐나다의 필립 오몽(30·오타와 챔피언스)이었다. 오몽은 쿠바와의 경기에 선발등판, 8이닝 동안 2안타 9탈삼진 1사사구 무실점으로 쾌투를 펼쳐 팀의 3대0 승리를 이끌었다. 이미 2007년 메이저리그에서 주목받았던 선수였다. 당시 드래프트 전체 11순위로 시애틀 매리너스에 지명받았다. 올 시즌 류현진(32·LA 다저스)과 함께 최고의 좌완으로 뽑힌 매디슨 범가너(30·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당시 전체 10순위였음을 감안한다면 오몽도 잠재력을 충분히 인정받은 투수였다. 이미 SK 와이번스 스카우트는 캐나다 출신 제이미 로맥을 통해 오몽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기도.
한 경기만으로는 표본이 부족하다. 그러나 강렬한 인상을 남긴 오몽은 "한국에서 뛸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한국에 오기 전에 이번 경기를 잘 준비해서 내 능력치를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의 쇼케이스나 마찬가지였다. 물론 2차적인 부분이었고 1차적으로는 팀을 위한 경기를 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아마야구 최강'이란 평가를 받았던 쿠바 선수들도 한국무대에 대한 적대감은 없었다. 사회주의 국가인 쿠바는 5년 전부터 미국을 제외하고 선수들의 해외진출을 허용했다. 올해 일본에선 유리스벨 그라시알이 일본시리즈 MVP를 차지했고, 알프레도 데스파이네와 리반 모이네로가 소프트뱅크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자국이 아닌 해외리그로 눈을 돌리는 쿠바 선수들의 선택지는 좁다. 지난해 말 메이저리그 사무국-선수노동조합-쿠바야구연맹이 선수교류 협정에 합의했지만,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불허하면서 쿠바 선수들의 미국행은 막혀버렸다. 때문에 쿠바 선수들은 눈을 일본과 한국으로 돌리고 있다.
KBO리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우승 이후 국제대회에서도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외국선수들이 기피하는 무대가 아닌 선호 무대로 바뀌었다. 특히 이미 KBO리그를 경험한 선수들의 호평이 퍼지면서 좋은 리그로 평가받고 있다. 연봉 상한제가 있음에도 선호한다는 건 KBO리그가 그만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육성형' 외국인선수가 도입될 경우 쿠바 선수들의 러시가 예상된다. 이 대회에선 아쉽게 예선탈락하고 말았지만, 그래도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많이 보였다. 이들이 유입되면 KBO리그 성격은 또 달라질 것이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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