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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롯데 자이언츠가 FA 협상 중인 전준우(33)의 1루수 활용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1루수는 '가장 수비가 쉬운 포지션'으로 불린다. 야수들의 송구를 받는게 주임무다. 직접 뛰어가 타구를 잡고, 빠른 송구가 필요한 다른 야수들에 비해 어깨, 스피드가 크게 중요치 않다. 최근 좌타자들이 늘어나면서 타구 처리 빈도가 높아지긴 했지만, 수비 범위는 대부분 1루 베이스 부근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1루수는 수비보다 타격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기도 한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1루수가 야수들의 천차만별 송구를 실수없이 잡아내는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 제대로 잡지 못하거나, 뒤로 빠뜨리는 이른바 '사고'를 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타구 속도나 방향에 따라 송구도 춤을 추지만, 1루수는 어떤 상황에서도 이를 잡아내야 한다. 하지만 사고를 치게 되면 평범한 아웃카운트 상황이 득점권으로 돌변하는게 부지기수다. 투수 견제구 처리, 베이스 커버, 내야 송구 판단 등 임무도 꽤 많다. 때문에 기본적인 수비 스킬 뿐만 아니라 높은 집중력까지 요구된다.
수비 면에선 나쁘지 않았다. 김현수는 1루수로 나선 29경기(선발 28경기)에서 209⅓이닝을 소화하며 단 1개의 실책만을 기록했다. 수비 범위 및 기술, 송구 처리 등에서도 괜찮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제는 타격이었다. 시즌 타율은 .304(526타수 160안타), 11홈런 82타점, 출루율 .370, 장타율 .437이었지만, 1루수로 출전시 타율은 .204(121타수 22안타), 1홈런 12타점, 출루율 .273, 장타율 .259로 급감했다. 좌익수(타율 .342, 8홈런 56타점, 출루율 .411, 장타율 .500)나 지명타자(타율 .279, 2홈런 14타점, 출루율 .310, 장타율 .412)로 출전했을 때와 비교하면 차이는 극명해진다. 1루 수비의 부담감이 결국 타격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전준우도 비슷한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현 시점에서 전준우를 향한 초점이 '포지션 변경'에 쏠리는 부분이 타당한가에 대한 의견도 있다. 포지션 변경과 그에 따른 득실은 결국 계약 이후 새 시즌 동행이 이뤄진 뒤에 나올 수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계약을 마치지 않은 현 시점에선 모든게 제로베이스다.
롯데와 전준우 측은 한 차례 만남 뒤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성민규 단장이 메이저리그 윈터미팅 참가 차 출국한 상황. 추후 일정은 안갯속이다. 때문에 전준우와의 협상이 해를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FA 협상은 길어지다가도 급물살을 타고 하루 아침에 바뀔 수도 있다. 현 시점에서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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